R의다락, Other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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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하이큐

* 정신없이 꽂히더니 또 이런 사고부터 일단 쳐봅니다(mm<..
* 하이큐 애니 2기 5화까지 봤어요. 중간정산을 겸한(?) 카게히나







별나라를 여행하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은하계 여행 최고의 하이라이트, 반드시 가야할 여행지 TOP 10에서 언제나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바로 그곳, 은하수에 대해 안내해드리려고 합니다. 자, 거기에서 한 눈 팔고 있는 친구. 이쪽으로 오세요. 지금만큼은 좀 더 TV 앞에 가까이 다가와도 좋아요. 왜냐면 은하수는 너무 멀고, 먼 발치에서 가만히 쳐다보기에는 너무 아름다우니까요.
여러분은 은하수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어느 여신이 자식에게 먹이던 젖줄? 칠월칠석날마다 견우와 직녀가 재회할 수 있도록 까마귀들이 만들어준 다리? 하하, 어린이 친구들. 틀렸답니다. 은하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의 모습이랍니다. 수없이 많은 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별들의 도시죠.
은하수를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갈릴레이랍니다. 은하계는 수많은 별들과 가스, 그리고 먼지로 이루어져 있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그 안에 있지요. 그 길이는 얼마나 될까요? 무려 10만 광년! 우리가 밤하늘을 향해 손전등을 켜서 빛을 쏘아 올리면, 그 빛이 10만년이 흐른 후에야 은하수에 도착한다는 뜻이에요. 그 안에는 무려 2천억 개에서 4천억 개의 별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지요.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55개의 별을 골고루 나눠가질 수 있을만큼요.
은하수는 너무 거대하고 멀답니다. 우리는 과연 은하수에 갈 수 있을까요? 어쩌면 우주선을 타고 왔다갔다하는 시대가 올지도 몰라요.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비행기를 타고 오갈 수 있는 것처럼,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신칸센을 타고 가면 금방인 것처럼요. 하지만 그날이 오늘은 아니랍니다.
그래도 친구들, 너무 실망하지는 말아요. 우리도 은하수에 갈 수 있답니다. 지금부터 우리 은하 최고의 관광명소, 은하수를 건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까요? 우선 첫째, 눈을 감으세요. 감았나요? 그럼 둘째, 지금 가장 생각나는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미워하는 친구도 좋아요. 좋아하는 친구도 좋아요. 셋째, 그 사람의 이름을 불러 보세요. 넷째, 그 친구의 손을 가만히 잡아주세요.
그리고 다섯 번째…





은하수를 건너는 다섯 가지 방법


카게야마 토비오와 히나타 쇼요에게,

루카 씀




재수 없다.
누구를 일컫는 말이냐면, 그런 게 있다. 임금님이라든가, 천재 세터라든가… 하여튼 멋지고 폼 나는 별명들을 엄청나게 많이 가지고 있는 녀석. 그래도 재수 없다.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다. 입장을 바꿔봐라, 좋을 수가 있나. 인상이야 더러울 수 있다. 좀 무섭게 생길 수도 있지. 나는 외모에 편견을 가진 사람은 아니니까. 그 쭉 째진 눈을 부라리면서 얕보이지 말라느니, 몸 관리를 못했다느니 탓을 할 때부터 그 녀석은 밥맛이었다. 약하다, 못한다, 얕보인다, 멍청아… 생각해보니 진짜 재수 없잖아? 어쨌거나.
그래도 자꾸 마음에 남았다. 처음 보던 순간부터 그랬었다. 복도에서 처음 마주 쳤을 때 나는 녀석이 마치 붉은 왕관을 쓰고 망토를 펄럭이는, 정말로 한 나라를 호령하는 근사한 제왕처럼 보였었다. 그 앞에서 폼 안 나게 배를 끌어안고 다리를 비비 꼬면서도 나는 그 얼굴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 했다. 멋지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다. 재수는 없었지만, 근사했고 굉장히 폼이 났다. 그 못돼먹은…, 아니, 좀 무서운 인상으로 나더러 못 한다고 한 소리 할 때마다 울컥 열이 뻗치기는 했었지만 사실 맞는 말이었다. 나는 정말로 약했고, 못 했으니까. 그런 소리는…… 할만 했다. 진짜, 정말, 엄청 인정하기 싫지만.
남은 반년동안 나는 오래도록 녀석에 대해 생각했다. 처음에는 얄미웠고, 분했다. 자주 생각하다보니 목표가 됐다. 언젠가 네 놈이 스스로 허리를 굽혀가며 사과할 정도로 엄청 대단한 선수가 되어주겠다고 나는 즐겨 생각했었다. 달릴 지점이 생겼고, 넘어야 할 벽이 생겼고, 자라야할 이유가 생겼고, 잘해야 할 목표가 생겼다. 내겐 딱 두 가지 생각 뿐이었다. 배구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얄밉고 재수 없는 카게야마 토비오를 언젠가 꼭 이겨주고야 말겠노라는 생각.
그러다 같은 학교에서 만났다. 처음에는 그 녀석이 카라스노에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충격을 먹기는 했지만 뭐, 곧 익숙해졌다. 나는 본래 적응이 빠르니까. 같은 학교에서 같은, 정말로 인정하기 싫지만, 동료로 만난 시점부터는 내 목표의 방향도 좀 달라졌다. 녀석의 등 뒤로 스파이크를 찍어 넣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 나는 이제 녀석이 올려준 공에 스윙을 한다. 녀석과 맞춘 콤비네이션이 성공하면 우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제자리에서 펄쩍 뛰며 같은 세리머니를 하게 됐다. 등굣길에 마주치기라도 하면 우린 죽어라 이를 악물고 체육관까지 뜀박질을 하고, 또 녀석이 올려주는 공에 팔을 휘두르면서 나는 네트로 뛰어오른다. 여전히 재수가 없고, 여전히 자주 부딪치고, 여전히 그 녀석에게만큼은 지기 싫지만.
사와무라 선배는 동료라고 했다. 스가와라 선배는 파트너라고 했다. 다나카 선배는 청춘이라고 했고, 노야 선배는 질풍노도의 프렌드십이라고 했다.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짱 폼 나는 말이다.) 나는 사실 이 관계의 이름을 잘 모른다. 우리는 친구일까, 동료일까. 이상해지기 시작한 건 아마 이때쯤부터였다.
요즘 나는 이상하다. 그만큼 그 녀석이 이상했다. 히나타 쇼요만큼 카게야마 토비오는 요즘 자주 이상해졌다. 아, 그래.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우리는 요즘 이상하다.



*    *    *


강둑을 따라 가로등 빛이 하나둘씩 귤처럼 떠올랐다. 밤이었다.

“어느 멍청이가 무식하게 여기까지 내달려서는, 쯧.”
“허? 이쪽으로 뛴 건 그쪽이거든요, 카게야마씨?”

우리는 그날, 생전 처음 보는 강둑에 있었다. 이유는 평범했다. 하늘 끝이 불긋불긋 해질 무렵에야 연습이 끝났고, 하필 우리는 집에 가는 방향이 같았고, 어제와 그제에도 그랬던 것처럼 우린 또 죽기 살기로 뜀박질을 했다. 반환점을 돌 때까지는 분명 내가 앞서 있었다. 이번엔 네 놈이 졌다고 의기양양하게 놀려줄 생각으로 홱 녀석을 돌아봤을 때 두 걸음 바깥에서 달리던 카게야마가 핀치를 올렸고, 거기에 질세라 나는 이를 질끈 악물고 힘껏 달렸다. 어느 타이밍에서부터 길을 잃었는지는 모르겠다. 정신을 차렸을 때, 우리는 한 번도 보지 못한 강둑의 경사로에 멋대로 널브러져선 헉헉 밭은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나보다 좀 더 위쪽에 앉아 있던 카게야마가 네 놈 탓이라며 머리를 퍽 쥐어박았고, 그때부턴 또 한참동안 말싸움을 했다. 네 놈이 이리로 뛰어서 그랬다, 네 놈 탓에 그랬다며 투닥거리던 사이에 해가 졌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여전히 어두운 강둑에 앉아 있었다. 그냥 돌아가기에는 밤하늘이 너무 찬란했던 탓이었다.
까마귀처럼 새카맣고 짙은 밤하늘에 별들이 강처럼 흩어져 있었다. 싸우던 것도 잊고 나는 입을 떡 벌렸다. 우와.

“은하수다.”
“…어.”

임금님이, 아니, 카게야마가 핸드폰을 든 채로 우물거렸다. 아마 돌아가던 길을 검색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한쪽 무릎을 어정쩡하게 굽힌 채로 핸드폰을 쥐고 있던 녀석이 나와 같은 곳을 향해 턱 끝을 들어 올렸다. 어둠 밤 위에서 별들이 쏟아질 것처럼 일렁거렸다. 나는 자꾸만 감탄을 했다. 우와. 장담하건대 그렇게 별을 많이 본 건 나도 처음이었다. 누군가 꼭 밤하늘 위에 하얀 가루들을 뿌려 놓은 것만 같았다. 뒤쪽에 있던 카게야마가 슥 엉덩이를 끌어당기며 내 옆까지 내려왔다. 나는 그때에도 정신없이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별똥별 하나가 긴 꼬리를 그리며 떨어졌다. 아, 소원 빌어야 하는데! 허겁지겁 양손부터 모으던 나를 보며 카게야마가 픽 웃었다. 멍청이.
…낭만도 없는 자식.

“저건 엄청 먼 데 있는 거겠지?”
“그렇겠지.”
“아, 저 위로 팟! 해서 퐁! 해서, 어푸! 하고 싶다―”

오른편에서 색 짙은 검은 눈이 나를 흘겼다. 또 갈굴 거야. 아니면 멍청이라고 머리라도 쥐어박거나. 반사적으로 어깨를 움츠리는데 녀석은 아무 말도 없었다. 대신 픽 웃고 말았다. 그 얼굴에 나는 순간 어색해졌다. 이것 봐, 이렇다니까. 이상하다니까, 이 녀석. 우물거리면서 나는 무릎을 모으며 얼굴을 묻었다. 너보다 내가 이상해서, 이상한 건 네가 아니라 나라서.
요즘 나는 가끔 이상하다. 아니, 자주 이상하다. 임금님이, 아니, 카게야마가 내 눈에 이상해 보이는만큼 나는 자주 이상해졌다. 어지럽고 숨이 막힌다. 그리고 자주 뜨겁다.
환절기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났을 텐데 나는 자주 뜨거워진다. 다나카 선배가 사나이의 청춘은 본래 뜨거운 것이라고 했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짱 멋진 말이라고 생각한다. 스가와라 선배는 감기가 아니냐며 나를 걱정했었다. 감기인가? 모르겠다. 츠키시마, 그러니까 카게야마와 거의 동급으로 재수가 없는, 녀석은 나더러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으니까 안심하라고 했다. 녀석에게 킥을 날리다가 체육관 한복판에서 은하수를 보기는 했지만, 어쨌건 감기도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막연히 생각했다. 너무 높이 뛰어서 그런 거야. 네 토스를 잘 받아주지 못할까봐, 그래서 대마왕 카게야마에게 또 정수리를 쥐어박힐까봐 잔뜩 긴장해서 그러는 거야. 어쩌면 들떠서 그러는 건지도 모른다. 하고 싶던 배구를 실컷 할 수 있게 돼서 나는 매일 체육관의 문을 열어 젖힐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그래서 그런 거야. 들떠서, 좋아하는 배구를 열심히 하고 있어서, 배구를 함께 할 사람들이 있어서.
하지만 나는 네게만 늘 이상해진다. 너 말이야, 임금님. 거기, 카게야마라는 재수 없는 임금님.

“…뭐.”
“……”
“또 속으로 내 욕하지.”

슥 째려보는 눈길에 나는 잠깐 뜨끔했다. 귀신같은 자식. 대답 대신 나는 다시 밤 하늘을 올려다보고 말았다. 또 어지러웠다. 뜨거웠다. 잘 마시지도 못하는 카페인 드링크를 석 잔쯤 마셔버린 것처럼 가슴이 마구 뛰었다. 카게야마는 아무 말이 없었다. 여전히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던 까만 눈이 나는 조금 신경 쓰였다. 어색했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말이나 되는대로 떠들었다. 나츠의 동화책에서 읽어주었던 얘기였는지, 아침에 보았던 TV 프로그램의 이야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은하수. 나는 눈을 끔벅거렸다. 우주 얘기를 하고 싶었다.

“우주는 무한한 게 아니래.”
“…뭐?”
“TV에서 그러던데. 우주도 크기가 정해져 있는 거라고 했… 저기, 카게야마씨.”

나를 보고 있던 까만 눈이 우뚝 굳었다. 진심으로 충격 받은 듯한 얼굴이었다. 한참 나를 보면서 끔벅거리던 녀석의 눈결이 울컥 일그러졌다. 이제 곧 멱살을 잡을 것만 같았다.

“뻥치지마.”
“뻥 아닌데요.”
“우주는 무한한 거야, 멍청아.”
“아니, TV에서 그랬다니까. 우주가 무한하다고는 누가 그래?”
“은하철도 999.”
“……”
“뭐.”

아니, 좀 의외라서요. 그런 소리를 우물거리다 나는 짧게 눈을 흘기고 말았다. 하여튼 지는 건 진짜 싫어한다.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어디에서 봤던 얘기인지는 끝내 생각나지 않았다. TV였나, 나츠의 동화책이었나. 하여튼 거기에서 그랬다. 우주의 크기는 정해져 있는 거라고, 우주는 무한하지 않다고. 다만 정말 거대할 뿐이라고. 그리고 TV에서는 말했다. 아무리 크고 넓은 우주여도 언젠가는 닿을 수 있지 않을까요? 끝이 있다는 건 우리가 도착할 수 있는 종착지가 있다는 얘기니까요.

“언젠가는 나도 닿을 수 있지 않을까?”
“뭐가.”
“내 손보다, 내 키 보다 더 높은 거기. 임금님 같은 분만 닿을 수 있는 거기.”
“임금님 소리 하지 말랬…”
“아, 더 높이 뛰고 싶다―”

양팔을 번쩍 들면서 나는 벌렁 뒤로 누웠다. 별들이 두 눈 가득 쏟아져 내릴 것처럼 일렁거렸다. 진작 누워볼 걸 그랬다. 이렇게 높고 넓은데. 금방이라도 손에 닿을 것처럼 가깝게 보여서 나는 괜히 허공을 향해 슥 손을 뻗었다. 넓게 펼친 손틈으로 별똥별이 또 한 번 긴 꼬리를 남기며 반짝거렸다. 아. 나는 눈을 구겼다. 이번에는 소원 비는 걸 잊어 버렸어. 프 웃었다. 그러다 나는 우뚝 굳었다.
넓게 펼친 손 틈으로 녀석의 얼굴이 보였다. 까만 밤처럼 깊고 짙은 눈이었다. 녀석이 내 이름을 불렀다. 히나타.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응. 카게야마는 또 말이 없었다. 나는 또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어쩌지.
숨이 막힐 것 같아.

“아, 맞다! 우주선을 타지 않고도 은하수를 탈 수 있는 방법이 있대! 어, 그러니까… 첫 번째! 눈을 감고! 두 번째, 지금 가장 생각나는 사람 이름 떠올려보기…”
“……”
“세 번째, 그 사람 이름 부르기. 그리고 네 번째, 그 친구의 손을 가만히 잡…”

어?
슥 손이 다가왔다. 하늘을 향해 펼치고 있던 내 오른손에 깍지를 끼면서 너는 천천히 포개진 두 손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눈이 마주쳤다. 여전히 재수 없는 얼굴. 나는 생각했다. 근데, 이젠 싫지 않아. 프 웃음이 났다. 너는 웃지 않았다. 복잡한 얼굴이었다. 생각이 너무 많은 얼굴, 고민이 너무 많은 얼굴, 망설이는 얼굴.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나는 묻고 싶었다. 어떤 고민이 있는 거냐고 물어볼까 하다가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딱히, 너를 걱정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우린 그냥 같은 팀 동료고 파트너니까! 근데 왜 자꾸 나는 정처 없이 어지러울까. 왜 이렇게 자꾸 눈끝이 근질거릴까. 왜 자꾸, 울고 싶은 기분이 들까.
일어나려고 했다. 돌아가자고 말할 생각이었다. 허리를 들려고 할 때 너는 깍지를 쥐고 있던 내 손을 힘껏 움켜잡았다. 진짜 아팠다. 야, 이 폭군아, 아파! 꽥 소리를 지르던 순간이었다.

“……”

어, 그러니까, 지금 이건, 어… 입술이 겹친 것 같은데.

“……”

키스다.

“……?!”

순간 얼어붙었다. 왜? 이유를 묻지 못한 건 호흡이 막힌 탓이었다. 네가 내 손을 너무 간절하게 움켜잡고 있어서 그래. 놔버리면 날아가 버릴 새처럼, 네가 나를 너무 힘껏 움켜쥐어서 나는 그랬어. 어쩌면 은하수가 너무 멀어서 나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하필 그 순간에 별똥별이 떨어져서. 밤하늘이 너무 아름다워서, 너무 예뻐서, 네 뒤로 펼쳐진 밤 어둠이 마치 네 눈처럼 짙고 깊어서.
아, 그렇구나. 눈을 감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런 거였구나.

“……”

천천히 떨어졌다. 입술을 떼어내기가 무섭게 너는 홱 고개를 돌렸다.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네가 그때 어떤 얼굴을 했었는지 나는 잘 보지 못 했다. 화가 나 있었나? 아니. 고민이 많은 얼굴이었나? 아니, 그것도 아니었다. 어색했나? 그랬다. 슥 몸을 일으키면서 나는 네 이름을 불렀다. 카게야마?
그리고 주먹이 날아왔다.

“!? 잠, 왜, 왜 때리는… 아, 아퍼!”
“……”
“아프다니까, 이 자식아!”
“……”
“이 자식이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왜 자꾸 때리…”
“손잡아.”
“……”
“손잡으라고, 멍청아!”

어처구니가 없었다. 순 자기 멋대로였다. 말도 없이 무차별로 난사해오는가 싶더니 이젠 대뜸 손을 내밀면서 잡으란다. 그래도 그 손을 말없이 마주 잡았던 건 그때 네 얼굴을 봐버렸던 탓이다. 시뻘겋게 물들어 있던 네 귀 끝을 봐버렸기 때문이었다. 잠자코 손을 내밀자 너는 당기듯이 성급히 내 손을 마주 잡았다. 그리고 우리는 일어나 걸었다. 너는 말도 없이 내 손을 움켜잡고는 묵묵히 앞서 걸었다. 머리 위로 별들이 쏟아질 것처럼 일렁거렸다. 카게야마. 부른 이름에 너는 앞서 걸으면서 무심히 대꾸 했다. 뭐.

“너… 나 진짜 좋아하는구나.”

카게야마는 대답하지 않았다. 잡은 손에 꽉 힘이 실렸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웃음이 났다. 이상해서, 이런 우리가 정말로 이상해서.
좋아서.

(*)








저는 언제나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을 쓰지만 역시나 이 글도 의미를 알 수가 없네요.. 의미탈트의 붕괴.. (? 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 카라스노 상징이 까마귀라서 오작교 떠올리다 이런 의미불명의 것이 나와버렸습니다.. 제 글은 망했지만 카게히나는 참 사랑스러워요. 흑흑 사랑스러운 것들.... 기다리렴, 누나가 얼른 애니 다 보고 코믹스 다 볼게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저는 요즘 웹온 원고 때문에 좀 띄엄띄엄합니다(? 그래도 종종 생각나면 또 요로케 토막글 들고 오도록 하겠다며ㅠ///ㅠ 흑 카게히나 넘 좋습니다.. 결혼해... 결혼하렴 얘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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