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BBS

* 프로 데뷔 후 동거는 하지만 사귀지는 않는 캇뎈
* 찰리 푸쓰 노래에 꽂혀서 충동적으로 쓴 전력 30분
* 가사 내용과는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http://youtu.be/7gBadWs9Bu8







우리는 정말
얼마나 오랫동안







How long
@ruka_tea




데쿠는 저녁잠이 많다.

아마 그 빌어먹을 성실한 성격 탓인지도 모르겠다. 무개성이던 때부터의 습관 같은 거겠다. 단 한 순간도 성실하지 않은 적이 없던 녀석은 지금도 야간 대기에 걸릴 때를 제외하곤 대체적으로 10시 쯤이면 잠에 들어 아침 5시면 일어나 아침 운동을 간다. 이것조차 이 새끼는 나랑 반대다. 아침마다 일어나는 게 짜증스러운 나를 흔들어 깨우는 것도, 미안한 얼굴로 유독 시럽을 달게 탄 커피 한 잔을 내밀어주는 것도 이 녀석이다. 그리고 언제나 불필요한 말들을 몇 마디 더 우물거리고는 했다. 이를테면 미안하다든가, 저혈압에는 단 게 좋다든가.

캇쨩이 탄 것보다 맛은 없겠지만, 흐.

이런 패턴인데 어떻게 녀석과 내가 룸셰어를 하게 되었는지 주변 녀석들은 모두 신기해했다. 어울리지 않는다, 상상이 가질 않는다는 평가 뒤엔 늘 미도리야가 안됐다는 말이 더불어 따라왔다. 그 말엔 나도 공감은 한다. 어, 안됐지. 존나 안됐다고, 이 새끼는.
너는 나를 좋아하면 안됐다고, 등신새끼야.

벽에 걸린 시계가 12시를 넘었다. 딱 좋은 시간이다.

지금쯤 데쿠새끼는 잠들었을 것이다. 당연하다. 다시 말하지만 녀석은 저녁잠이 더럽게 많으니까. 빈 맥주캔을 우그러뜨려 쓰레기통 안에 던져넣고 나는 TV를 껐다. 술은 딱 이 정도로 마시고 취하는 게 기분에는 좋다. 제정신과 제정신이 아닐 수 있는 그 어디쯤에 투미하게 걸려있는 딱 이 정도. 이럴 때 사람은 용감해진다. 나는 그걸 만용이라 부른다. 쓸데없는, 등신 같은, 멍청하고 비열한.

소파에서 일어나 끝까지 닫지 않은 방문을 스르륵 손 끝으로 떠밀었다. 오늘도 데쿠는 방문을 잠그지 않았다.

잘 때면 습관처럼 문을 잠궈버리는 나와 달리 너는 문단속을 똑바로 하지 않는다. 환기를 하고 닫지 않은 창문이라도 생각나면 하루종일 일이 손에 안 잡힐만큼 신경을 쓰는 주제에 너는 네 방문은 언제나 전부 닫지도 않았다. 침대 옆에 직사각으로 뚫린 창문은 오늘도 커튼까지 단단히 닫혀있었다. 모든 게 다 제자리에 있다. 이 방에서 흐트러져 있는 건 오직 사람 뿐이다. 침대 위에서 이불을 반쯤 감고 잠들어 있는 데쿠새끼, 제정신이 아닌 나. 나라는 새끼.​
책상의 스탠드 빛이 유난히 콧망울이 둥그렇던 콧날 위로 비스듬히 기울어졌다. 그 빛을 따라 몸이 멋대로 움직였다. 도둑처럼.

그래봤자 넌 어차피 일어나지 않겠지만.

이딴 짓을 왜 하게 되었는지, 언제부터 밤만 되면 몰래 들어와 잠든 데쿠새끼를 훔쳐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사소해빠진 계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를테면 같이 술을 마시다 취기에 네게 또 버릇처럼 말실수를 했다거나. 언제나 내 어떤 말에도 그저 흐물흐물 웃고 말았던 네가 그날은 울 것 같은 얼굴을 해서, 그게 빌어먹게 신경이 쓰여서 나 혼자 남은 술을 마저 비우고 먼저 방으로 들어가버린 너와 대화를 해보겠다고 쫓아 들어갔다거나. 그때 하필 베개에 얼굴을 반쯤 파묻은 네 뺨이 젖어 있었다거나, 그 젖은 눈에 손이 멋대로 움직였다거나, 무심코 만져버린 네 뺨이 더럽게도 따뜻하고 보드라웠다거나.
이딴 건 어차피 다 사소한 거다.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내가 앉은 쪽으로 눈을 감고 잠들어 있던 하얀 얼굴을 잠깐 내려다봤다. 너는 이런 기척에도 잠꼬대 한 번 하지 않는다. 아마 오늘밤도 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꿀꺽, 느리게 울대가 밀렸다.

멋대로 뻗어간 손이 네 목덜미 위를 천천히 미끄러졌다.

동거를 제안한 건 너였다. 아무리 프로로 일찍부터 데뷔한 히어로라 했어도 도쿄는 이제 일을 시작한 신입이 맘에 드는 조건의 집에서 편히 살 수 있게 해줄만큼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사무소 가까이에 너무 좋은 집이 나왔는데 내 월급으론 아직 무리라서, 라는 말로 넌 첫 운을 뗐었다. 여기서 나말고 사무소가 또 가까운 사람은 캇쨩이니까, 그리고 캇쨩이랑 살면 엄마도 걱정을 조금 덜 할 테니까. 묻지도 않고 늘어놓는 그런 말들 때문에 이 제안을 수락한 건 아니었다. 난 그때도 데쿠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내 눈을 너는 한 번도 보지 않았고, 커피숍의 테이블만 노려보던 너의 귀가 새붉은 것을 보며 난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아니, 사실 그런 건 이미 중학교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속이 울렁거렸었다.

이 새끼는 나를 좋아한다. 틀림없었다.

"흐응... 으응, 읏."

내 손 아래에서 쌕쌕 호흡하던 곧은 목덜미가 작게 뒤척거렸다. 그래도 멈추지는 않았다. 깨면 존나 귀찮아질 거라는 것쯤은 안다. 그런 건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흉판 아래까지 밀려 올라간 티셔츠 밑으로 네 호흡을 따라 갈빗대들이 곧은 선을 드러냈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예전부터 내겐 시그널 같은 거였다. 충동과 자기합리화가 내 귀밑에서 심장소리와 함께 쿵쿵거렸다. 어차피 지금뿐이라는 합리화, 그래도 어떻게든 이 곧은 뼈대를 만지며 이 살갗에 이를 박아 넣고 싶다는 충동. 뭐, 대충 그딴 것들.

네 티셔츠를 밀어 올리면서 내 몸이 너에게로 기울었다. 가슴에 이를 박을 때 너는 잠시 턱을 젖혔다. 이불 바깥으로 밀려나와 있던 너의 하얀 발뒤꿈치가 침대 시트를 꾹 누르며 버둥거렸다. 가위에라도 눌린 사람처럼, 꾸고 싶지 않은 꿈에 취한 사람처럼,

좋아.

잠결에 너는 그렇게 우물거렸다. 좋아, 진짜, 흐.

넌 오늘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알고 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있다, 나는. 내 손을 따라 옅게 들썩이는 네 허리를 남은 손으로 천천히 누르면서 나는 네 몸 위로 올라와 네 목덜미에 입술을 파묻고 본격적으로 그 체취를 들이마셨다. 녀석의 향은 언제나 나와 다르다. 아무리 룸을 셰어하는 사이라고 해도 우리는 같은 바디클렌저를 쓰지 않는다. 네 귀 밑에선 언제나 장마에 흠뻑 젖은 이름 모를 풀의 향이 났었다. 빗물의 냄새인지, 너의 냄새인지.  답을 몰라서 나는 헷갈리고, 어지러워서 현기증처럼 네 목덜미를 질근거렸다. 약간 분하기도 했다.

멈출 수가 없다고, 너를 만지면.

술을 마셔서 그런 게 아니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멍청아, 너는 영영 모르겠지. 나는 수십번씩 네 몸을 뚫어보며 너를 발가벗기는 상상을 한다. 취한 척 네 입술을 삼키고 키스하면 너는 어떤 얼굴을 할까. 당황할까, 겁을 먹을까. 그러면 나는 네가 허둥거리는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네 티셔츠를 밀어 올리겠지. 넌 싫다고 할까. 무섭다고 할까. 생각이 거기까지 튀었을 때 내 손이 멈췄다. 무서워서 그랬다. 솔직히 그랬었다.
만약 네가 이 모든 상황을 알고 있다면, 일부러 이러고 있는 거라면,

네가 지금 잠든 게 아니라면.

네 속눈썹은 지금도 꼭 닫혀 열릴 기미가 없었다. 그게 가끔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었다. 너는 이렇게 둔한 새끼는 아니라고. 유에이에서 합숙을 하던 시절에도 너는 옆자리에서 누군가 바스락거리면 한 번은 몸을 들어 주변을 살펴봤다 다시 잠들고는 했었다. 그런데 너는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벌써 이 짓을, 씨발, 1년동안이나 해대고 있는데 너는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 그렇다면 너는, 그리고 나는, 우리는

얼마나 오랫동안 모르는 척 입을 다물었을까.

볼 안쪽을 꽉 씹으면서 나는 네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 보았다. 다물린 입술이 멋대로 열렸다. 그것조차 처음이었다.

"데쿠."

너는 대답이 없다. 여전히 내 몸 밑에서 너는 미동 없이 두 눈을 닫고 있다. 쌔근쌔근 옅은 숨결을 밀어내던 그 입술 위로 나는 몸을 몸을 기울였다. 바짝 맞닿은 귓불에 내 입술을 붙이고 나는 속삭였다. 멈췄던 손이 다시 네 몸 위를 미끄러지며 더듬었다. 이대로 너를 가지지 못하면 숨이 멎어 죽어버릴 것처럼.

"해버린다."
"..."
"끝까지 해버릴 거라고, 등신 새끼야."
"..."
"좋다고 대답해."
"..."
"좋다고, 원한다고, 너도 같은 맘이라고."
"..."
"씨발아, 날 좋아하잖,"

그때 네 손이 내 손목을 잡았었다. 열 마디 말보다도 확실하게, 그깟 빌어먹을 1년간의 술주정보다 더 분명하게. 어둠 속에서 닫혀있던 숲색 눈이 고요히 열렸을 때 나는 뼈저리게 깨달았다. 씨발, 거지 같은, 개같은, 존나.
등신새끼야.

"맞아."
"...."
"그러니까, 멈추지마."

너는 이번에도 나를 속였어. (*)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쌍방삽질하는 캇뎈 + 바쿠고를 좋아하니까 1년동안 자는척한 미도리야....

사실 아까 출근길에 이걸 쓰고 있었는데 일 때문에 나갔다 오느라 이제야 올려봅니다.....^_ㅜ..... 찰리 푸쓰 노래 듣고 있으면 왜 그렇게 캇뎈 생각이 나는 건지, 왜 그렇게 제가 생각하는 캇뎈 (특히 바쿠고) 입장인지 흑흑 ㅠ 저한테 찰리 푸쓰의 노래들은 쿨한 척, 괜찮은 척 얘기하고는 있지만 사실 그 사람 때문에 상처 받은 화자 같은 느낌인데 제가 보는 캇뎈 안에서의 바쿠고가 딱 그런 것 같아요u/////u
여튼 머릿속에 맴돌던 건 썼으니 이제 저는 다시 일을 하러 슝슝


+ 명시했듯 원래 노래의 가사 내용과는 크게 관련이 읍씁니다.. 가사는 거짓말 하는 것 같은 여친 때문에 상처받는 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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