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BBS


* 오랜만에 요 글을 슥삭슥삭
* 원작 기준 11년 후
* 바쿠고랑 미도리야가 빌런 x 프로파일러로 재회하는 이야기
* 오늘 살짝 깁니다(mm
* 이번 편은 브금도 살짝... 이 곡을 들으면서 썼어요(mm

The Veronicas <Line of fire>


http://youtu.be/3SDwZT8o-Ek








손은 말하지 않는다


@ruka_tea




中2








가끔 눈을 감으면 불꽃이 보였다. 붉고 깊은, 뜨겁고 잔인한. 그러나 영영 그 불꽃의 이름은 기억해낼 수 없었다. 글자로만 남아있는 캇쨩이라던 이름처럼.

아침이었다.

다시 잠들었을 때 꿈은 꾸지 않았다. 오늘도 핸드폰 알람은 6시에 울렸다. 미도리야는 반쯤 부은 눈으로 침대에서 나와 뉴스를 켜고, 신문을 가져오기 위해 현관 앞으로 갔다. 일간지 셋을 챙겨 들다 미도리야는 잠깐 위화감을 느꼈다. 집에 들어올 때 가지런히 정돈해놓았던 구두와 운동화는 멋대로 흩어져 있었고, 구두는 누가 밟은 것처럼 뒤창이 조금 구겨진 채였다. 반사적으로 미도리야는 잠깐 눈을 들어 현관의 잠금을 다시 확인했다. 이중 잠금이 걸린 현관은 빈틈없이 단단히 잠겨 있었다.

기분 탓이라고 미도리야는 생각했다.

신문을 소파 앞 협탁에 던져놓고 커피를 내리는동안 양치를 했다. 욕실 문은 닫지 않았다. 거울 속 미도리야가 어제보다 더 하얗게 질린 얼굴로 크게 칫솔을 문질렀다. 앵커가 아침부터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간밤에 벌어진 사건사고들을 전하고 있었다. 어제 밤에도 십수 명의 사람들이 빌런 연합에 의해 납치되거나 목숨을 잃었다. 미도리야가 머금었던 물을 세면대에 탁 뱉었다.

세상은 어제보다 더 소란스러웠다.

올마이트가 은퇴를 선언할 때부터 예견된 현상이었다. 벌써 10년이 다 된 일이다. 10년 전, 올마이트는 돌연 종적을 감추었고 몇년 후에 다시 TV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땐 사람들이 기억하던 그 풍채 좋고 호쾌한 영웅이 아니었다. 같은 건 목소리뿐이었다. 잔뜩 깡마르고 왜소한 사내는 수십 명의 기자들 앞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준비해온 세 장 분량의 원고를 읽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었던 그 기자회견을 미도리야도 대학 구내식당에서 지켜보았다. 올마이트가 히어로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화면 안에서는 지지자들이 그래선 안 된다며 비명을 질렀다. 회견장은 황급히 빠져 나가는 올마이트와 경호원들, 달려드는 기자들과 우는 지지자들이 한데 엉켜 혼란스러웠다.
영웅이 아니라 사기꾼이었네. 미도리야의 뒤에 앉아 있던 학생이 무심한 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미도리야는 그 말에 화가 났다. 정신을 차렸을 때 반은 본능적으로 녀석의 얼굴에 주먹질을 하고 있었고, 녀석이 달려들며 싸움이 됐다. 미도리야가 기억하는 한도 내에서 거의 유일하다고 좋을, 제대로 된 싸움이었다. 결국 주변 녀석들이 뜯어 말려준 덕분에 싸움은 흐지부지 끝이 났다. 그날 밤, 미도리야는 밤이 저물도록 잠을 설쳤다. 손 안의 상처가 너무 아팠다. 불꽃으로 도려내는 것처럼 아팠었다.

분명 아주 오래 전에, 이렇게 누군가의 멱살을 잡으며 싸운 적이 있었었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흐, 웃으며 미도리야가 젖은 입술을 손등으로 훔쳤다. 멱살을 잡고 싸운 그 상대가 어쩌면 ‘캇쨩’인지도 모른다. 왠지는 모른다. 예전부터 그랬다. 기억의 단서들을 새롭게 발견할 때마다 미도리야는 캇쨩이라는 이름을 습관처럼 떠올렸다. 사라진 기억의 반대편에는 늘 캇쨩이 있었다. 기억나지 않는 물건이 발견되면 그건 언제나 캇쨩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네 놀이터의 그네를 함께 탔던 사람도, 침대 밑에 처박혀 있던 올마이트의 미니 피규어를 준 사람도, 교복 셔츠 밑단에 꼭 불에 그슬린 것처럼 구멍을 나게 만든 사람도. 어쩌면 일기장에 수십번씩 반복해 적혀 있던 ‘좋아해’란 말이 가리키고 있는 사람도.

캇쨩은 나에게 친구였을까, 아니면 사랑하던 사람이었을까.

기억을 되짚어 보다 두통을 느낀 미도리야는 이내 관뒀다. 10년동안 고민해봤지만 남는 건 언제나 뒷골을 지끈 누르는 두통과 안개처럼 부옇게 흐린 잔상들뿐이었다. 이보다 중요한 일이 오늘도 많았다. 출근하자마자 상담부터 다시 시작해야지. 생각을 삼키며 미도리야가 셔츠의 단추를 여미고 넥타이를 잡아맸다.
자켓을 꿰던 미도리야의 눈길이 TV 쪽을 향한 건 그때였다. 화면 하단에 긴급 속보를 알리는 자막이 큼직하게 박혀 있었다. 숲색 눈이 크게 열렸다.

B가 탈옥을 했다.







“미도리야! 안 그래도 출근 좀 일찍 하라고 연락하려던 참이었는데!”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숨을 고를 틈도 없이 선배가 미도리야를 붙잡아 세웠다. 숨을 고를 틈도 없었다. 사무실 절반은 이미 급하게 조직된 비상대책팀의 본부로 사용 중이었다. 팀원들은 모두 상황판을 등지고 각자 자리에 앉아 전화를 돌리고 정보를 검색하거나 서류를 뒤지고 있었다.
짧은 웃음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미도리야는 먼저 상황판부터 쳐다보았다. 넓은 보드에는 본부 지하 수감동과 면회동의 도면이 커다랗게 펼쳐져 있었다. 그 한 중간에 B라는 이니셜이 음각된 붉은 단추가 보였다. 바쿠고 카츠키가 최종적으로 머무른 위치를 표시해둔 것이다. 숲색 눈이 잠시 단추가 어디에 놓여있는지 확인했다. 어제 미도리야가 상담을 진행했던 바로 그 면회실이었다.

“상황은요?”

미도리야가 물었다. 선배가 다크서클이 짙게 앉은 얼굴로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안 좋아. 완전히 놓쳤거든.”
“시기는… 시기는 언제쯤…”
“네가 바쿠고 카츠키와 심리를 끝내고 퇴근한 직후에. 제대로 당했어. 정전이 됐거든.”
“우연은 아니겠네요.”
“당연히.”

덕분에 퇴근도 못 했다니까. 선배가 툴툴거렸다. 버릇처럼 마른세수를 하며 선배는 잠시 끊었던 이야기를 다시 이어 붙였다.

“정전이 되면서 CCTV도 멈췄어. 면회실을 나간 후에 어디로 사라졌는지, 어떻게 나갔는지도 파악이 안돼.”

전기는 10분만에 긴급 복구되었지만 상황은 이미 모두 끝난 후였다. CCTV뿐만 아니라 개성을 제어하는 전파기가 함께 정지해버린 탓이 컸다. 본부 수감동에서는 안전을 위해 개성을 무효화 시키는 전파를 항상 송출하고 있었고, 덕분에 평소에는 수감중인 빌런은 물론이고 굵직한 히어로들도 이 층에선 개성을 일절 사용할 수 없었다.
B, 즉 바쿠고 카츠키는 전파기가 멈춘 틈을 놓치지 않았다. 바쿠고 카츠키를 담당하는 수감동의 경관은 수갑을 채울 때만 하더라도 잠시 후 벌어질 일에 대해 짐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마터면 팔목이 날아갈 뻔 했어.”

선배가 쓰게 웃었다.

“B를 괜히 봄버 데블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니까.”

정전과 함께 취조실은 어둠에 휩싸였다. 어둠속에서 행여 녀석이 허튼 수작이라도 부릴까봐 허둥거리던 그 찰나, 불꽃이 폭발했다. 그 방에 있던 경관 둘과 형사 둘이 한꺼번에 쓰러졌다. 다시 전기가 들어왔을 때 바쿠고 카츠키는 이미 없었다. 말을 마친 선배가 버릇처럼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당연히 조력자가 있었을 거라고 보고 있어. 기록을 확인해보니까 어제 예정에도 없이 긴급 전기 점검을 한다면서 기사들이 다녀갔더라고. 조회해보니까 정식직원들은 아니었지.”
“빌런 연합…”
“아마. 근데 그 후에 어디로 갔는지 전혀 알 수가 없어. 이게 문제지.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단 말이야.”
“연합 본부는요?”
“전혀. 허탕만 치고 왔어.”

비상팀은 가장 먼저 히어로들과 함께 빌런 연합의 본부로 향했다고 했다. 그때가 벌써 자정이 다 된 시간이었다. 아침이 밝아올 무렵까지 주변에 잠복하고 탐색해봤지만 소득은 전혀 없었다. 빌런 연합을 공식적으로 대표한다는 시가라키 토무라를 꾸준히 감시하고 추적하던 형사들도 B는 보지 못했다고 했다. 본부 인근 건물에도, 상하수도에도 B의 흔적은 없었다.
하필이면 B를 놓쳐버린 것은 경찰본부에겐 크나큰 손실이었다. 무엇보다 탈옥 후의 B는 도저히 잡을 방법이 없었다. 선배가 눈썹 사이를 깊게 좁혔다.

“지금까지 B를 체포하는 게 힘들었던 이유는 딴 게 아냐. B는 본명 외에 알려진 정보가 전혀 없어. 어느 지역 출신이고 어느 학교를 다녔으며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고 현재 거주지는 어디인지, 과거엔 어디에 머물렀는지. 며칠 전엔 SHORT도 우리도 운이 좋았어. 설마 B가 잡힐 거라곤 예상도 못 했거든.”
“……”
“그래서 또 미안하게 됐다, 미도리야. 이번에도 네 도움을 빌릴 수밖에 없겠는데.”

괜찮아요. 숲색 눈이 흐, 웃었다. 어차피 뉴스를 보았을 때부터 각오하고 있던 일이었다. 범인의 범죄 동기를 분석하는 것 외에 범죄자의 도주 경로를 파악하는 일 역시 프로파일링의 영역이다. 생각을 삼킨 미도리야가 쓰게 웃었다.

“하지만 역시… 바쿠고 카츠키는 난이도가 좀 높기는 하네요.”

주어진 정보는 한정적이고, 심리는 고작 두 번 뿐이었다. 몇 가지는 억측할 수 있었다. 바쿠고 카츠키는 신중하다. 날카롭다. 대담해 보이고 과시를 좋아한다. 아마 자동차 카다로그를 보여주며 이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바쿠고는 자기 눈동자 색처럼 붉고 화려한 스포츠카를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이건 모두 바쿠고 카츠키가 남들에게 보여 지고 싶어 하는, 껍질이지 진짜는 아니다. 그는 신경질적이다. 비밀이 많다. 자기애가 강한만큼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높다란 벽을 몇 겹이나 두르고 있는 남자다.
프로파일링은 범죄자의 심리를 분석해 행동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이다. 바쿠고 카츠키를 알기 위해선 먼저 그 벽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게 가능하다면 볼 수 있겠지.

당신이 어디로 향했는지,
당신이 지키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당신이 그 벽 안에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미도리야는 아직 그 벽에 바늘 끝도 찔러 넣어보지 못했다. 그 벽이 얼마나 높은지, 얼마나 두꺼운지조차 모른다. 미도리야가 주먹을 힘껏 쥐었다 놓았다. 단서는 어쩌면 바쿠고 카츠키가 수감되어 있던 방에 있을지도 모른다. 미도리야가 선배를 향해 손을 펼쳤다.

“열쇠 주세요.”

웃음기가 사라진 숲색 눈이 거듭 말했다. 제가 가볼게요.

“B가 있던 그 방.”

아침 7시 30분, 바쿠고 카츠키가 탈옥한지 11시간이 지나가던 무렵이었다.









*

B, 즉 바쿠고 카츠키의 방은 수감동에서도 가장 깊은 복도 맨 끝에 있었다.

「위험해서… 검거 직후에 잠깐 다른 빌런하고 같이 있던 동안에도 싸움이 났었거든. 개성이 막혀 있으니까 목을 조르더라고, B가.」

B는 빌런들 사이에선 셀러브리티와 다름없었다. 명실상부 빌런연합에서 가장 잘 알려진 세 얼굴 중 하나였고,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점점 더 강해지는 폭발의 개성은 추종자를 끌어 모으는 한편 시기와 질투도 함께 불러들였다. 추종자만큼 적이 있었다. 게다가 미도리야가 직접 대화하며 느낀 바로도 B는 그다지 친화적인 성격이 아니었다. 당연히 B의 수감실은 독방이었다.

1평 남짓의 독방은 하얗고 단조로웠다. 어떤 단서도 보여주지 않는 바쿠고 카츠키, 그 자신처럼.

“그래도 이렇게까지 흔적이 없을 줄이야…”

 세면대, 칸막이를 댄 간이 변기, 알루미늄 프레임의 싱글 침대뿐인 방이었다. 미도리야가 방을 휘 둘러보며 쓴웃음을 삼켰다. 그밖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바쿠고의 것이라곤 침대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던, 바쿠고가 수감 당시 입고 있었을 옷가지뿐이었다.
옷에 대한 분석은 이미 검거 당시에 끝났을 것이다. 침대에 걸터앉으면서 미도리야는 옷들과 함께 놓여있던 페이퍼를 잠시 훑었다. 특이사항은 없었다. 미도리야가 옷더미를 손끝으로 가만히 헤집었다. 검은 정장, 그리고 넥타이였다. 미도리야는 폭발하는 건물 앞에서 주머니에 손을 꽂고 유유히 사라지던 B의 모습을 잠시 떠올렸다. 숲색 눈이 흐, 웃었다.

“이보다는 좀 더 활동이 편한 옷이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빌런 B의 자료를 찾아볼 때마다 들었던 사소한 생각이었다. 정장은 멋지지만 당신에게 어울리는 차림새는 아니었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른 코스튬을 본 것도 아니면서. 그런 생각을 하며 미도리야는 잠시 소리를 내어 웃었다. 그리고 검은 와이셔츠에 얼굴을 묻고 숨을 들이키며 냄새를 맡아 보았다. 옷에서는 아직도 뜨거운, 달궈진 모래알 같은 냄새가 났다. 마치 불꽃처럼.

바쿠고 카츠키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필사적으로 자신을 숨기고 있는 걸까.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필연적으로 자기방어적 성격을 띤다. 게다가 이만큼 철저히 자신을 숨기는 것은 그 방어막이 누구보다 두텁게 형성되어 있다는 뜻일 테다. 고작 두 번을 보았을 뿐인데도 미도리야는 바쿠고가 쌓아올린 벽의 두께에 숨이 막혔었다. 그래도 누군가는 그 벽을 뚫고 당신의 가슴 가장 깊은 곳까지 가 닿았을 것이다. 아니. 미도리야는 확신했다. 두 번의 상담 후에 내린 결론이었다.

당신은 사랑을 했었다.
뜨겁게, 격렬하게, 그 호흡이 다 멎어버려도 좋을만큼,
그 상대에게 생을 전부 걸어도 좋을만큼.

당신은 어떤 사랑을 했을까. 그 사랑은 당신에게도, 당신과 사랑을 나눈 사람에게도 독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자기방어적이고 자기애가 강한 성격은 결코 충동적으로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사랑조차 의심하기 때문이다. 아마 당신이 사랑한 사람은 아주 오래도록 그 곁에 머물렀을 것이다. 같은 동네에 태어나 같은 학교를 다녔고, 연인보다는 친구라는 말을 훨씬 더 오래도록 붙여두었을 관계. 그러다 어느 틈엔가 당신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그 이름이 당신의 가슴을 비집었을 것이다.
누구였을까. 그게 미도리야는 궁금했다. 할 수만 있다면 바쿠고 카츠키의 과거로 돌아가 그 차가운 선홍색 눈 안에 담겨있는 상대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머릿속으론 수 십 번씩 그 몸을 벗기고 입맞추고 탐하면서도 현실에선 손 한 번 잡지 못한, 눈이 마주치면 괜히 민망하고 쑥스러워 맘에 없는 험한 소리나 해버렸던, 그래서 상처도 많이 받았을 그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마음이 온전히 기울어 있던 그 사람, 당신이 목숨을 걸고 지키고 싶었던 사람, 당신 모든 생을 다 바쳐도 좋을만큼 소중했던 단 한 사람.
그 사람은 당신을 뭐라고 불렀을까. 빈 침대를 내려보며 미도리야는 잠시 제 입술을 물었다 놓았다.

“카츠키.”

혀끝이 이상하게 뜨거웠다. 목 안쪽이 봄이라도 삼킨 것처럼 간지러웠다. 그러다 무심코 그 이름이 미도리야의 입술을 툭 비집었다. 마치 완성하지 못한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처럼, 도저히 생각나지 않는 손 안의 오랜 상처처럼.

“…캇쨩.”

손바닥이 뜨거웠다. 그 감각을 알고 있었다. 우습게도 통증을 떠올린 순간 미도리야는 바쿠고 카츠키가 떠올랐다. 기억을 잃어버린 지난 10년동안 수시로 달아오르고 쑤셔왔던 손바닥을 익숙하게 말아 쥐면서 미도리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 것 같았다. 바쿠고 카츠키가 지금 어디로 향했을지.

당신은 간밤에 누굴 만나러 갔었다. 빌런도 아닌, 당신이 가장 보고 싶은 사람. 만나고 싶은 사람.

바쿠고 카츠키의 탈옥을 도운 것은 빌런 연합이 틀림없다. 하지만 바쿠고 카츠키는 곧바로 연합에 합류하지 않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다. 하나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서. 또 하나는… 수감동  복도를 뚜벅뚜벅 걷던 미도리야의 걸음이 천천히 느려졌다.

“만날 사람이 있었던 거야.”

미도리야는 그렇게 생각했다. 탈옥을 하고 곧바로 빌런 연합으로 향하지 않았다는 것은 다른 들를 데가 있었다는 뜻이다. 바쿠고 카츠키는 거기에 있다. 미도리야는 확신했다. 거기가 당신의 마음이 기울어 있는 장소일 것이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당신이 목숨을 걸고 지키고 싶었던, 당신이 가장 사랑한 사람이 있는 장소. 당신은 그곳에서 어쩌면 밤새도록 잠든 연인의 얼굴을 내려다보았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불현듯 미도리야의 눈길이 신고 있던 구두 뒤축으로 향했다. 오늘 아침, 구두는 누가 밟은 것처럼 구겨져 있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거야, 나는.”

숲색 눈이 흐물흐물 웃었다. 정말 말도 안돼. 연거푸 같은 생각을 짓씹으며 미도리야는 다시 남은 복도를 뚜벅뚜벅 걸었다.






*

검은 눈동자가 아파트를 올려다보고 있던 눈길을 무심히 걷어냈다. 좀 전까지 들어가고 쏟아지는 사람들로 분주했던 역 앞은 출근 시간도 이제 지나간 모양인지 제법 한산했다. 드문드문 늦잠을 잔 샐러리맨들과 OL들이 급한 걸음으로 남자의 곁을 지나쳐 역 안으로 사라졌다. 남자가 쓰고 있던 후드를 이마 쪽으로 깊게 당겼다. 후드 밑으로 검은 머리칼, 검은 눈동자가 언뜻 보였다 사라졌다. 남자가 벽에 기댔던 등을 떼고 비척비척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양쪽 귀에 꽂힌 이어폰은 아까부터 뉴스 중계에 맞춰져 있었다.

[…현재까지도 B의 행방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B는 흔히 봄버 데블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도청사를 비롯해 시내 주요 시설에서 폭발을 일으켜 수많은 사상자를 낸 빌런 연합의 일급 위험 빌런이며…]

제 갈 길에 바쁜 사람들은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 무심한 사람들 틈을 지나치며 걷다 남자는 상점가 뒷길 쪽으로 자연스럽게 몸을 틀었다. 아직 개점을 하지 않은 상점가는 한산했고 뒷문들은 모두 닫혀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도, 고양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남자는 천천히 걸었다. 그러다 우뚝 멈춰 섰다. 정면에 서있던 그림자 때문이었다.
남자였고 말랐다. 물 빠진 세피아색 단발 머리칼은 멋대로 헝클어져 있었고, 입가엔 깊은 흉터가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 하, 씨발. 검은 머리의 남자가 후드 밑으로 소리 없이 입 꼬리를 비틀었다. 물빠진 세피아색 머리칼이 흉터 투성이의 입술로 히죽 웃었다.

“대단한 빌런이시라니까, B는. 이렇게 마중까지 나와 드려야 하고.”
“……”
“선생이 참 현명했어. 아, 10년이나 지나서 다 까먹었나? 네 몸에 추적 장치 심어놓은 거.”

B가, 바쿠고 카츠키가 검은 렌즈를 낀 눈가를 솔직히 일그러뜨렸다. 남자가, 시가라키 토무라가 잠자코 턱짓을 했다. 가자고.
그대로 반대편 길을 빠져 나가자 입구에 서있던 승합차가 눈에 보였다. 차창을 열고 앉아 있던 익숙한 얼굴의 빌런들이 바쿠고에게 인사를 했다. 시가라키가 먼저 뒷자리에 올랐고, 주변을 살펴본 후에 바쿠고가 그 뒤를 따랐다. 이쪽에도 사람 그림자는 없었다. 항상 시가라키 토무라를 미행하고 있다는 경찰본부의 형사들도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웬 일로 오늘은 멍청한 꼬리를 안 달고 다니시네.”

바쿠고가 노골적으로 이죽거렸다. 시가라키가 픽 웃었다. 따돌렸지, 누가 탈옥 하셨다고 전부 거기에 가계셔서. 덧붙이며 다리를 꼰 시가라키가 앞좌석 뒤에 놓여있던 사탕봉지를 뒤적거렸다. 곧 찾던 사탕을 찾아낸 시가라키가 옅은 초록색 포장을 벗기며 가볍게 물었다. 메론맛이었다.

“어제 밤 내내 기다렸는데 말이야. 어디엘 갔는지 오시질 않더라고? 그래서 직접 데리러 왔는데. 선생이 계속 잔소리를 한단 말이야. 바쿠고는 어디 갔냐고, 내 작품은 어디 갔냐고, 기껏 갇힌 걸 풀어줬더니 이게 감히 은혜도 모르고 도망간 건 아니냐고.”
“……”
“그래서 내가 그랬지. 도망을 갔겠어요? 그럴 용기가 있는 새끼면 우리랑 이러지도 않았을 텐데, 아하하…”
“……”
“확 다 말해버릴까, 그 무개성 친구한테.”

잠자코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바쿠고의 눈길이 일순 시가라키를 향했다. 시가라키가 히죽 웃었다.

“프로파일러라며? 참 좋은 세상이야. 무개성 주제에 경찰이랍시고 으스댈 수도 있고.”
“……”
“아, 역시. 그때 미도리야 이즈쿠를 확, 뭉개놨어야 했는데. 예쁘게. 그대로 노우무가 되었다면 지금쯤 훨씬 더 유용…”

쾅, 앞좌석을 걷어차는 발길질 소리에 시가라키가 말꼬리를 흐렸다. 앞좌석에 앉아서 게임을 하고 있던 녀석이 뒤에 앉은 바쿠고를 잠깐 노려보다, 이내 기가 죽어 고개를 돌려버렸다. 앞좌석을 걷어찬 자세 그대로 바쿠고가 시가라키를 뚫어버릴 듯이 노려보았다. 검은 렌즈로 색을 가린 눈동자도 본래의 불길을 감춰주진 못했다. 힉, 무서워라. 시가라키가 어깨를 좁히며 히죽거렸다. 바쿠고가 입술 끝을 힘껏 악물었다. 낮은 목소리가 다물린 입새를 차갑게 비집었다. 입 다물어.

“그 새끼 건드리면 죽여 버린다.”
“……”
“약속 지켜, 씨발.”
“그래, 참. 그게 네가 빌런으로 합류한 조건이었나? 10년이나 지나버려서 까먹는다니까, 자꾸.”
“……”
“얼굴 무섭잖아. 그래그래. 알겠어. 그 얘긴 그만.”

시가라키가 양손을 흔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제야 뚫어버릴 듯 노려보던 눈길이 창 쪽으로 다시 홱 돌아갔다. 무서워서 살겠나, 어디. 시가라키가 깐죽거렸다. 바쿠고는 대꾸하지 않았다. 무릎 위에 놓여있던 바쿠고의 주먹에 힘껏 힘줄이 잡혔다. 그 양을 흘깃 쳐다보다 시가라키는 히죽 웃었다. 대단해. 색이 흐린 눈동자가 비실비실 웃으며 연거푸 조소했다. 대단하다니까, 진짜.

“얼굴도 반반하고 개성도 센데 머리도 완전 좋아. 대단해! 이래야 바쿠고 카츠키지. 난 센 놈들이 좋거든. 근데 10년 전 약속도 안 까먹는 이 완벽한 빌런이 히어로에게 잡혔던 이유가 뭘까? 나는 그게 너무 궁금하네.”
“…그건 씨발, 실수였고.”
“아, 예예. 실수… 실수 좋지. 인간적이고 말이에요, B씨. 근데 선생이 그랬거든. B가 아무래도 자기 소꿉친구를 만나려고 일부러 그 안에 기어 들어간 것 같다고 말이야. 그래서 얼른 꺼내오자고 내가 그랬지. 잘 했어? 칭찬 좀 해주라, 응?”
“……”
“너무 같잖다. 그치? 어차피 미도리야 이즈쿠 눈에 너는 범죄자 쓰레기일 텐데.”

무릎 위에 놓인 주먹에 다시 한 번 꽉 힘이 실렸다. 그뿐이었다. 시가라키가 두 번째 사탕의 포장지를 벗기며 히죽 웃었다.

“뭐, 그래도 미도리야 이즈쿠한테 설마 솔직하게 말이나 했겠어? 이제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없을만큼 쓰레기가 다 됐잖아. 나 같으면 차라리 죽을 거야. 그래, 자살. 자살 해야지.”
“……”
“화도 안 나나봐? 헤에, 바쿠고군. 어른이 다 됐잖아.”
“……”
“아, 재미없어.”

히죽거리던 눈동자가 짜증처럼 일그러졌다. 그리고 시가라키는 돌연 손 안에 얌전히 들고 있던 사탕봉지를 집어 던지고 운전석을 걷어차기 시작했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녀석이 꽥 소리를 질렀다. 야, 하지마! 아무리 상대가 짜증을 내도 시가라키는 멈추지 않았다. 마치 제 뜻대로 되지 않아 성질이 난 어린 아이 같았다. 바쿠고가 눈썹 사이를 구기며 눈길을 돌려 버렸다.
한참 씩씩 거리며 의자를 걷어찬 시가라키가 겨우 발길질을 멈췄다. 후 숨을 가다듬는 시가라키를 잠깐 흘깃 바라보고 바쿠고는 툭 자리를 털었다.

“가게?”

시가라키가 물었다. 바쿠고가 대꾸 없이 승합차 문을 열었다. 색이 탁한 눈동자가 후드를 다시 덮어 쓰는 바쿠고를 향해 히죽 웃었다.

“돌아올 거지? 안 그러면 널 죽이라고 그랬거든, 선생이.”
“……”
“돌아와. 같이 가자.”

바쿠고가 잠깐 뒤를 돌아보다, 이내 눈을 돌려버렸다. 끝까지 대답은 하지 않았다. 다시 좁은 골목 틈으로 빨려들 듯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며 시가라키가 입꼬리 끝을 비틀었다. 아, 재수 없어, 진짜. 그리고 열려 있던 문을 다시 드르륵 밀었다. 자리로 돌아와 흩어진 사탕을 주섬주섬 줍기 시작하는 시가라키를 보며 조수석에 앉아 있던 녀석이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저 새끼 혹시라도 안 돌아오면 어쩔…”
“맞아, 안 돌아올걸. 미도리야 이즈쿠한테 가버릴 거야. 등신처럼.”
“……”
“선생 말대로.”

허리를 굽혀 좌석 밑을 더듬으며 시가라키가 툭 대답했다. 아, 찾았다. 시가라키가 좌석 밑에 떨어져 있던 사탕 두 개를 집어 들었다. 딸기맛 사탕과 메론만 사탕이었다. 포장이 벗겨진 사탕 두 개를 한꺼번에 입안으로 던져 넣으며 시가라키는 히죽 웃었다.

“죽여야지.”

시가라키가 힘껏 사탕을 씹었다. 아침 10시였다.








*

미도리야가 자료를 챙겨들고 경찰본부를 나섰을 때 이미 해는 저물어 있었다. 밤 8시였다.

큰 소득은 없었다. 비상팀은 종일 본부 주변을 탐문 수사했지만 결국 B의 행적을 찾는 데엔 실패했다고 했다. 변장을 했을 경우 추정되는 B의 얼굴 사진이 각 언론사에 배포 됐다. 시민 여러분들의 제보와 협조가 시급하다며 본부장은 카메라 앞에서 깊게 허리를 숙였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식당에서 사람 셋만 모이면 모두 B의 탈옥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 흉악한 범죄자가 거리에 돌아다니고 있다니 무섭다며 어깨를 흠칫 좁히면서도 사람들은 종막에는 경찰본부와 히어로의 무능함을 비난했다. 경찰도, 히어로도 이제는 이런 비난에 익숙해져 있었다. 올마이트가 은퇴를 선언한 그때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믿는다, 미도리야. 부쩍 수척해진 얼굴로 선배는 미도리야의 손을 꼭 잡으며 거듭 말했었다. 바쿠고 카츠키와 제대로 대화해본 건 너뿐이니까.

“어떻게든 해야할 텐데…”

현관문을 열며 미도리야가 쓰게 웃었다. 바쿠고 카츠키라는 이름은 책임감만큼이나 이제 너무 무거워져 있었다. 본부에는 다른 프로파일러들도 많았지만 미도리야만큼 바쿠고와 확실하게 대화를 나눠본 사람은 없었다. 일단은 상담 내용을 다시 살펴보며 조용히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미도리야가 품 안에 들고 온 상자를 거실 협탁에 펼쳐놓았다.
도쿄 야경으로 반짝거리던 넓은 창에 복사해온 도면이 붙었다. 가지고 온 다른 메모와 사진들을 도면 곁에 붙이는 작업은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바쿠고 카츠키에 대한 정보가 워낙 적어 그랬을 것이다. 생각을 차분하게 정리하기 위해 카피해온 자료들을 거실 창문에 한꺼번에 붙여놓고 비주얼라이징을 해보는 작업은 예전부터 종종 했지만 이만큼 간소한 빌런은 미도리야도 처음이었다.
옷을 갈아입자마자 미도리야는 커피를 한 잔 내려 들고 창문 앞으로 다가갔다. 이제껏 TV 보도를 통해 사건 현장에서 얼핏 찍혔던 사진들과 검거 당시 프로필 사진, 변장을 가장한 사진 몇 장을 미도리야는 천천히 훑어보았다. 바쿠고 카츠키는 지금 어디에서 무슨 얼굴을 하고 있을까. 미도리야가 흑발에 검은 눈동자로 합성된 이미지를 향해 눈을 깊게 좁혔다. 낯설어서 그랬다. 머리가 밝지 않고 눈이 붉지 않은 바쿠고 카츠키는 몇 번을 들여다보아도 낯설고 멀었다.

당신은 불 같았었다.
내 손 안에 남겨진 기억 없는 상처처럼,
캇쨩이라는 이름을 불러볼 때마다 뜨겁게 달아오르던 가슴처럼.

미도리야가 어깨를 좁혔다. 온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떠올랐던 탓이었다. 나를 만지던 당신의 손길, 나를 데쿠라고 부르던 당신의 그 뜨거웠던 숨결. 그 모든 게 다 불길 같았었다. 만져진 자리마다 화상을 입을 것처럼 뜨거웠었다. 입술 끝을 버릇처럼 물었다 놓으며 미도리야는 사진 속에 놓여있던 붉은 눈동자 언저리를 가만히 매만졌다.

당신이 사랑했던 그 사람은 당신을 뭐라고 불렀을까.
카츠키였을까, 캇쨩이었을까.

알고 싶어. 미도리야가 신음처럼 떨었다. 나는 당신을 알고 싶어. 당신이 궁금해. 몇 겹으로 쌓아올린 그 높고 견고한 벽을 뚫고 당신에게 가 닿고 싶었다. 당신 자신조차 놓쳐버린 그 사소한 틈을 찾아서, 날카로운 바늘처럼 그 틈을 쑤시며 이윽고 당신을 알고 싶었다. 그래야 했다. 당신을 알게 된다면 나는 이제 뭐든지 알 수 있을 터였다. 당신이 어디로 향했는지, 당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숲색 눈이 흐, 웃었다.

“일 해야지.”

처음부터 하나씩 다시 생각해볼 생각이었다. 당신의 말, 당신의 행동, 당신의 호흡까지 전부 되짚으며 당신을 알고 싶었다. 이게 내 일이니까. 미도리야는 생각했다. 내 일일 뿐이니까. 거듭 생각을 삼키며 커피잔을 내려놓은 미도리야가 안경을 걸쳐 쓰고 수첩을 펼쳤다.

현관에서 소리가 들린 건 그때였다. 뭔가가 쿵, 부딪쳤다.

“? 뭐지, 갑자기…”

수첩을 다시 협탁에 내려놓고 미도리야는 반팔 티셔츠 위에 가디건을 걸쳐 입었다. 현관으로 걸어가는동안에도 쿵 소리는 연거푸 들려왔다. 노크소리보다는 둔탁했다. 마치 사지를 똑바로 가누지 못할 만큼 취한 사람이 멋대로 몸을 부딪쳐 오는 것만 같았다. 이웃이 집을 잘못 찾아 왔나? 짐작을 삼키며 미도리야가 현관문에 박힌 좁은 방범창에 눈을 붙였다.
방범창에 언뜻 보인 것은 후드를 걸쳐 입은 너른 어깨였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남자였다. 남자는 취한 것처럼 좀체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 사이에도 또 한 번 쾅, 문을 걷어차는 소리가 들렸다. 미도리야는 이런 상황을 무시할 수 있는 성격이 되지 못했다.

현관문을 연 순간, 남자의 몸이 미도리야의 어깨를 향해 기울었다. 자기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남자를 엉겁결에 부축하던 미도리야가 소리 없이 비명을 삼켰다. 남자의 등이 축축했다. 이 비릿한 냄새가 땀이 아니라는 사실을 미도리야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놀란 것은 그 탓이 아니었다. 미도리야가 입술을 힘껏 씹었다, 놓았다. 남자의 머리도 눈동자도 모두 흑색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도리야는 이 얼굴을 알고 있었다. 사실 눈이 붉은, 머리 색이 밝은,

“대체 무슨…”

바쿠고 카츠키였다.



(계속)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계속 끙끙 거리다가 이제 뭐가 좀 풀려서 오랜만에 슥 써봅니다ㅠ..... 요즘 일에다 재록본까지 겹쳐 있어서 전보다 확실히 연성이 좀 뜸해진 기분이고, 허허ㅠ 무튼 뒷 얘기도 언젠가 틈 나게 되면 힘내도록 하겠습니다ㅠ////ㅠ 항상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해요ㅠ ㅠ♥

?
  • Quu 2017.01.21 15:48 SECRET

    "비밀글입니다."

  • 달군이즈 피곤 . 2017.01.21 20:22 SECRET

    "비밀글입니다."

  • YJ 2017.01.22 03:04 SECRET

    "비밀글입니다."

  • ㅎㄹ 2017.01.25 10:25 SECRET

    "비밀글입니다."

  • ㅎㄹ 2017.01.26 05:08 SECRET

    "비밀글입니다."

  • ㅎㅅㅎ 2017.02.21 03:46 SECRET

    "비밀글입니다."

  • ㅌㅎ 2017.11.23 17:27
    바쿠고 카츠키 사랑합니다...!!!! 날카로운 비유와 애절한 마음이 눈에 보이는듯한 묘사가 너무 멋져요..!!!
  • 글쓴이 2018.07.04 12:19 SECRET

    "비밀글입니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BBS

히로아카 2차 소설 BBS. 캇데쿠 중심으로 달립니다. 자세한 사항은 공지에XD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공지 완결 히로아카 게시판 이용 전에 읽어주세요 XD 2016.05.24
116 완결 애인이 있는데 / 下 13 2017.03.19
115 단편 Salon de Ruelle 12 2017.03.14
114 단편 거짓말쟁이의 역설 3 2017.03.12
113 단편 역린의 서 / 여는 글 2 2017.03.08
112 완결 애인이 있는데 / 中 6 2017.03.05
111 연재 꽃이 피었습니다 (07~09) 16 2017.03.04
110 완결 애인이 있는데 / 上 6 2017.02.28
109 완결 손은 말하지 않는다 / 04 8 2017.02.25
108 연재 꽃이 피었습니다 (04~06) 4 2017.02.18
107 단편 오해와 착시 6 2017.02.16
106 연재 꽃이 피었습니다 (01~03) 2 2017.02.10
105 단편 Feed The Flame 2 2017.02.03
» 완결 손은 말하지 않는다 / 03 8 2017.01.21
103 완결 흡혈귀AU로_캇데쿠.ssul (完) 27 2017.01.17
102 완결 흡혈귀AU로_캇데쿠.ssul (27~29) 6 2017.01.14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20 Next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