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BBS


* 유곽주인 바쿠고, 춘화 그리는 화가 미도리야로 캇뎈
* 고전풍AU
* 역시 무거운 내용은 아닙니다






난춘탐려亂春貪戾


@ruka_tea


中2







입맞춤이라니… 천장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미도리야는 멍한 얼굴로 연거푸 중얼거렸다. 입을 맞췄다니.

해는 진즉 밝았지만 미도리야는 눈을 뜨고도 곧장 자리를 털지 못했다. 기실 간밤에 안채를 빠져 나와 비틀비틀 별채를 향해 걸어오던 때부터 내도록 멍했을 것이다. 어지럽고 현기증이 났다. 그보다도 소란스러웠다. 여름 나뭇가지를 닮은 문양이 어지럽게 뒤얽힌 이불 밑에 반쯤 파묻힌 채로 미도리야는 가만히 제 입술을 더듬어 보았다. 암만 돌이켜 보아도 꿈이 아니었다. 어제 이 입술에 겹쳐 있었다. 당신의 격렬한, 불길보다 더 뜨거운…

왜 입을 맞추신 건가요? 미도리야는 그렇게 물었다. 바쿠고는 이번에도 무심한 투로 언젠가 들어본 듯한 대답을 짧게 뱉어냈었다. 여흥.

아니, 하지만 지금껏 단 한 번도 입을 맞춘 적은 없는데… 숲색 눈 사이가 깊게 좁아졌다. 물론 지금껏 바쿠고와 해왔던 행위들이 입맞춤보다 몇 배는 더 낯이 뜨거워질만한 것들이긴 했다. 그럼에도 어제의 입맞춤을 도무지 잊을 수가 없었다.
불을 품은 것처럼 겹쳐온 입술은 뜨거웠었다. 차마 입을 맞춰올 것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한 탓에 미도리야는 벌어진 입술을 닫는 것도 그만 잊어 버렸고, 입술은 그 불길의 주인처럼 교묘하게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비집었다.

그 느낌이 아직도 또렷했다. 약간 비스듬히 왼편을 향해 기울어 있던 당신의 얼굴, 닫아버린 선홍색 눈 위를 촘촘하게 덮고 있던 색이 옅은 속눈썹과 내 뒷머리를 부서진 유리구슬을 모으듯이 감싸며 애무하던 그 커다란 손…

놀라 굳은 아랫입술을 부드럽게 씹으면서 틈입한 당신의 붉고 뜨거운 설육이 내 것과 닿았을 때, 당신은 그 손을 크게 펼치며 두 입술을 기어이 틈 없이 포개 놓았다. 나조차 몰랐던 예민한 뿌리를 격렬히 휘감은 당신의 혀가 구강의 온 속을 휘저었다. 그 닿은 자리가 온통 뜨거워서, 어지러워서 미도리야는 호흡하는 법조차 간단히 잊어 버렸었다. 밭은 호흡을 괴롭게 뽑아내면서 허공을 허우적거리고 있던 미도리야의 양손을 잡아채다 제 목에 둘러놓으면서도 바쿠고는 겹친 입술은 풀어주지 않았다.
마치 두 입술이 나누는 교접과도 같았었다. 그 외에 다른 말조차 미도리야는 생각할 수 없었다. 깊게 빨리던 혀뿌리와, 딱 아릿하게 아파올 즈음에 교묘히 힘을 빼며 축축한 혀에 부드럽게 엉겨오던 감촉… 그러나 격렬했다. 그 입맞춤엔 그런 간절함이 있었다. 기어코 이 틈을 비집어 열겠다는, 끝내 가장 깊은 곳에 가닿고 말겠다는, 그리하여 영영 놔주지 않겠다는 광증과 집착처럼.

「아주 희한한 놈이라고, 네 놈은.」

넘어오는 타액 탓에 몇 번이나 울대를 밀고 난 후에야 입술은 겨우 떨어졌다. 헉헉 숨을 몰아쉬는 미도리야의 젖은 입술을 엄지 끝으로 가만히 문질러 닦아주면서 바쿠고는 오래도록 미도리야를 내려다보았었다. 희한하고, 이상하고. 혼잣말인 듯 우물거리던 바쿠고의 얼굴엔 늘상 걸려있던 웃음이 없었다. 오만한 농담 대신 흔들리던 선홍색 눈이 미도리야를 또렷이 뚫어보았다. 그 눈이 미도리야는 어쩐지 슬퍼 보인다고 생각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그랬었다.

「이런 얼굴을… 알았던 것 같은데.」
「……」
「이런 얼굴을 내가, 씨발, 잃어버린 것 같은데 꼭,」

착각이겠지. 짓씹듯이 뱉어놓고 바쿠고는 그대로 미도리야에게서 몸을 떼어냈다. 벌어진 옷자락을 주섬주섬 여미면서 미도리야는 그게 누구냐고, 잃어버린 얼굴이 대체 누구냐고 물어보았지만 대답 대신 담뱃대가 돌아왔다. 가르쳐줄 것 같냐, 멍청아!? 미도리야의 정수리를 딱, 소리 나게 후려치고 바쿠고는 입매 끝을 픽 밀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는 짧게 덧붙였다. 오늘은 돌아가.

「두 번 다시 네 놈에게 실수로라도 입을 맞추는 일은 없을 테니까.」

하지만 미도리야는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바쿠고를 만날 수 없었다. 입을 맞추었던 바로 그 다음 날부터였다.

“일을 보러 나가셨다구요?”

무슨 큰 행사라도 벌어지는 모양인지 일꾼들은 기루의 넓은 마당이나 빈 터마다 삼삼오오 모여선 대나무의 살을 구부리거나 종이에 풀을 바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미도리야가 말을 걸었을 때에도 키리시마는 일꾼들을 도와 살을 구부리고 있었다. 대관절 무엇을 만드는 것인지 감이 오질 않아 미도리야는 한참 눈만 꿈벅거리다가 키리시마가 같은 모양의 살을 몇 개나 더 구부리는 모양새를 본 후에야 눈치를 챘다. 등이었다. 그 등의 구부러진 입구가 아래쪽으로 열려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풍등을 만들고 있는 모양이었다.

“어, 어디 일이 있어서.”

키리시마가 대나무의 살을 힘껏 구부리며 대답했다. 이 난춘정 안에서 기루 주인의 출타여부나 소재에 대해 키리시마만큼 잘 알고 있는 인물은 없었다. 키리시마는 난춘정의 주인이 거리 건달패의 심부름꾼을 하던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던 오랜 친우라고 했었다.

“뭐, 듣기로는 일정이 길어질 것 같아 며칠 자리를 비운다고 그러던데… 동쪽으로 간다고만 했어. 본래 자주 그렇게 말도 없이 나갔다 오고 그렇거든, 그 녀석은.”
“아… 네.”
“아, 그래도 토요일엔 돌아올 거야. 이번 흙의 날엔 축제가 있어서.”

아. 미도리야가 알겠다는 듯이 숲색 눈을 둥그렇게 열었다. 왜 갑자기 모두들 달려들어 풍등을 만들고 있는가 했더니 이제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우리끼리는 난춘절이라고 불러. 키리시마가 모양을 다 잡은 풍등의 몸체를 한 쪽으로 툭 내려놓으며 씩 웃었다.

“봄철에 하는 축제이기도 하고, 난춘정의 축제이기도 하니까 말이지. 이 기루에선 빼놓을 수 없는 연례행사 같은 거야. 손님들도 손님들인데 아가씨들이 엄청 좋아하거든. 너도 봐서 알겠지만 여기 아가씨들이 바깥출입도 맘껏 못 하잖냐. 기분전환하는 거지. 처음에는 바쿠 녀석을 놀래주려고 시작한 건데 이젠 다들 좋아하는 연례행사가 되어버렸다니까.”
“바쿠님을… 놀래주다니요?”
“아, 그 녀석 생일이 이 무렵이거든.”

생일… 그렇구나. 생일이 이 무렵이었구나. 생각하며 흐물흐물 웃음을 삼키다 미도리야는 문득 기시감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 희한한 일이었다.
캇쨩도 봄에 태어났는데.

“그 녀석 성격은 이제 너도 알지? 남들한테 자기 생일이라고 나서서 축하 받고 그럴 기질이 되겠냐, 그놈이. 그래서 나랑 이 기루 녀석들 몇몇이서 축하나 한 번 해주자, 놀래켜 주자고 이 앞 연못에서 풍등을 띄웠거든. 바쿠 녀석이 머무는 저 안채 창문에서 연못이 엄청 잘 보이니까.”
“그건… 정말 근사했을 것 같아요.”
“그렇지? 그래서 그런지 그 녀석도 싫단 소릴 안 하더라니까. 그렇게 시작된 게 벌써 5년이나 됐어. 뭐, 그 녀석은  썩 즐기는 것 같진 않지만, 하하… 뭐, 자기 친구 잃은 후로는 생일 챙길 흥도 안 난다나, 뭐라나.”
“……”
“아이고. 또 수다 많이 떨었다고 혼나겠네, 카츠키 녀석한테.”

이 요망한 입, 이 방정맞은 입. 농처럼 우물거리며 키리시마가 제 입을 툭툭 때렸다. 이쯤에서 웃음이 터져야 하건만 미도리야는 웃지 못했다. 웃을 수가 없었다. 어렴풋이 들려왔던 그 이름 탓이었다.
카츠키… 미도리야가 저도 모르게 홀린듯이 우물거렸다. 그 작은 소리를 용케 알아들은 모양인지 키리시마가 장난스럽게 인상을 썼다. 허, 이 녀석도 모르네.

“하기사, 뭐… 그 녀석이 자기 이름을 넙죽넙죽 가르쳐줄 성격이 아니긴 하지. 난 이즈쿠를 좋아하니까 몰래 알려줄게. 그 녀석 이름이 또 기가 막히게 본인하고 잘 어울리거든. 바쿠고 카츠키. 그 성질머리에 딱 맞는 이름이잖냐. 그치?”
“……”
“아, 근데 아는 체는 하지마라. 그 녀석은 자기 이름 불리는 걸 별로 안 좋아하거든. 나도 그래서 늘 바쿠라고 불러주고 있는 거고 말이야. 안 그래도 성질도 더러운 게 얼마나 눈을 부라리면서 그냥…”
“저기!”

느닷없이 툭 튀어나온 말이 끝도 없이 이어지던 수다의 허리를 잘랐다. 응? 키리시마가 반사적으로 대꾸하면서 미도리야를 돌아보았다. 숲색 눈이 붉은 머리를 또렷이 뚫어보며 담담히 닫혀 있던 입술을 뗐다.

“저… 궁금한 게 한 가지 있는데요.”










*

토요일 전에는 돌아올 것이라던 키리시마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저녁을 들고 온 일꾼이 흘리듯이 바쿠님께서 돌아왔노라 말했을 때 미도리야는 하마터면 상을 물리고 곧장 안채를 향해 달려갈 뻔 했다. 가까스로 상에 앉아 수저를 들고서도 밥은 절반도 다 뜨지 않았다. 그리고 겉옷을 챙겨 입고 별채를 나왔다. 반쪽짜리 달이 저물기 시작한 동녘 하늘을 가르며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안채가 가까워질수록 미도리야의 걸음은 조금씩 더 빨라졌다. 묻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다. 그보다는 보고 싶었다.

이틀 뒤면 토요일, 4월의 스무 번째 날이었다.

난춘제는 매년 4월 20일마다 열린다고 했다. 기녀들은 미도리야의 화폭 앞에서 자세를 잡고 정인의 품을 더듬으면서도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바쿠님의 생일 덕분에 우리도 호사를 하는 거지. 기루의 꽃이라던 기녀가 폭이 넓은 소매로 입매를 가려가며 그리 말하곤 호호 웃었다.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미도리야는 쥐고 있던 붓을 하마터면 화폭 위로 놓쳐버릴 뻔 했었다. 손이 다 떨렸었다. 가슴 안에 파문이 일고 있었다. 오래도록 잠잠했던 연못 위로 붉디붉은 벚꽃잎이라도 한 장 떨어진 것마냥 온 가슴이 다 떨렸었다.
만약에. 안채를 올려보며 미도리야가 입술 끝을 꼭 씹었다. 정말로 만약에 내 짐작이 그저 짐작이 아니라면, 내가 찾는 그 사람이 정말로 당신이라면.

우리는 과연 탐심과 정염으로 서로의 옷섶을 더듬었던 것일까.

아냐, 아직은 몰라. 미도리야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직까지는 확신할 수 없어. 스무 해는 너무 멀고 길었다. 그래서 미도리야는 제 기분을 온전히 다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 캇쨩. 나는 너의 이름 넉자가 무엇이었는지도 어렴풋한데. 알고 있는 것은 모두 편린처럼 얕고 사소했다. 선홍색 눈, 투박하지만 따뜻했던 손, 네가 주었던 사탕의 달콤함, 나를 지키다 기어이 짓물러버린 가슴의 붉은 화상자국과 너를 캇쨩이라고 불렀던 기억…
아닐 거야. 이윽고 문고리를 밀어 젖히면서 미도리야는 그렇게 결론지었다. 정 신경 쓰이면 물어는 보자. 욕은 좀 먹겠지만… 하지만 무엇부터 물어보면 좋지? 그 점이 미도리야에겐 가장 큰 난제였다.

허나 질문을 던진 건 오히려 미도리야가 아닌 바쿠고였다.

“야, 멍청이.”
“……”
“고향이 어디야.”

문을 열고 안채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섰을 때 바쿠고는 여느 때처럼 병풍에 비스듬히 기대 앉아 담뱃대를 물고 있었다. 그 얼굴을, 그 입술을 보자 우습게도 며칠 전의 입맞춤이 떠올라버려서 미도리야는 인사를 하면서도 바쿠고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눈길을 돌려 버렸다. 허나 바쿠고는 인사를 하면서도 숲색 눈이 자신을 향하지 않는다는 무례나 예의범절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았다. 물고 있던 담뱃대를 앉은뱅이 탁상 위에 탁 내려놓으면서 외려 바쿠고는 미도리야에게 먼저 물었다.
고향이라니…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미도리야가 그만 눈길을 피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까먹고는 바쿠고의 얼굴을 뚫어 보았다.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다. 어딜 다녀왔노라, 어땠노라 하는 다정한 안부 인사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암만 그래도 다짜고짜 고향이 어디냐니… 그 말뜻의 저의를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 미도리야는 잠깐 헛숨을 들이켰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없어요.”

지금은요. 숲색 눈이 흐, 웃었다. 그리움처럼 흐려지던 둥그런 홍채를 바쿠고는 한 점 흔들림 없이 또렷이 바라보고 있었다.

“불에 타서 없어져 버렸거든요. 20년 전에 동방에서 이 나라 동쪽 경계까지 쳐들어온 큰 전쟁이 있었잖아요. 그때 불타버린 마을 세 곳 중 하나가 제 고향이에요.”

근데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보시는… 미도리야가 말을 우물거리기가 무섭게 바쿠고가 눈 사이를 언짢은 듯 깊게 좁혔다. 남이사 씨발 묻건 말건. 그 말투에도 미도리야는 적잖이 기가 찼다. 이 사람이 진짜 캇쨩이어도 큰일이야. 어쩌자고 아직까지 이런 성격인 건지… 생각해보다 미도리야는 이내 생각을 흐려 버렸다. 아냐. 아직은 확실하지 않아.
그래도 오래도록 닫아두었던 추억담은 미도리야의 짐작보다도 쉽게 흘러 나왔다. 돌이켜보면 지금껏 우라라카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고향 얘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참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제 고향은요. 아마 지금쯤이면 꽃이 한참이라 근사할 텐데, 흐… 여기보다 동쪽이라 봄이 빨랐거든요. 마을 뒤에 벚나무가 무성한 산이 있었는데 거기가 특히 예뻤던 것 같은 기억이 나요. 거기서 자주 놀았죠. 사시사철 안 좋았던 적이 없었지만 봄일 때가 가장 좋았어요.”
“……”
“저만치서 봄꽃이 하나둘씩 망울을 터뜨리면 매일 산에 올라가 놀았어요. 친구랑 둘이 손을 꼭 잡고선 산에 올라가선 해가 저물도록 놀았던 기억이 나요. 너무 늦게까지 놀았다고 엄마한테 잔뜩 혼도 나고, 흐…”
“그 친구는…”

아무 말이 없던 바쿠고가 돌연 툭 말의 허리를 잘랐다. 그 목소리가 멘 것처럼 어쩐지 낮고 탁했다. 흡 숨을 가다듬으며 바쿠고는 다시 물었다.

“그 친구는 어떻게 됐는데.”
“헤어졌어요. 전쟁 때…”
“……”
“저는 그 친구 덕에 목숨을 건졌는데.”

어쩌지. 잠시 말을 멈춘 미도리야가 버릇처럼 입술 끝을 꼭 깨물었다 놓았다. 네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 친구가 불씨를 막아주지 않았으면 저는 죽었을 지도 몰라요. 겨우 함께 도망쳐 나왔을 때도 친구가 저만 어른들에게 보냈어요. 저를 입양해주신 어른들이 둘은 좀 힘들다고 하셔서, 흐… 그렇게 헤어져선 아직까지 못 만났어요. 아직도 눈물이 날 것 같아요. 그 이름만 생각하면…”
“……”
“보고 싶어서, 그리워서… 나는 너 때문에 지금껏 숨 붙이고 살고 있는데 너는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
“그래도 정말 근사한 사람이 되었을 거예요. 캇쨩은 옛날부터 힘도 세고 머리도 똑똑했거든요.”

보고 싶다… 잡지 못한 말을 입새로 툭 밀면서 숲색 눈이 봄날 바람처럼 흐, 웃었다. 나는 네 생각만 하면 웃음이 나. 그리고 눈물이 날 것 같아. 근지러운 눈가가 자꾸 신경이 쓰여서 미도리야는 버릇처럼 길게 드리워진 속눈썹 밑을 손끝으로 꼭꼭 찍었다. 그보다 묘했다. 이 사람은 대체 왜 내게 갑자기 이런 얘길 묻고 있는 걸까.
그러고 보니 오늘따라 바쿠고는 말수도 적었다. 생각이 많은 얼굴이야. 유난히 깊게 좁아져 있는 바쿠고의 눈썹 사이를 흘깃 쳐다보며 미도리야는 그렇게 생각했다. 고민이 깊은 얼굴이었다. 붉은 갓등이 바람결에 흔들리며 준수한 이목구비 위로 음영이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잘 생기긴 참 잘 생겼어… 생각하며 쓴웃음을 삼킨 미도리야가 긴장한 양손을 무릎 위에서 어색하게 쥐었다 폈다. 오늘 이상한 건 그뿐이 아니었다.

“아, 그런데 오늘은… 안 하시나요?”

넌지시 눈치를 보며 미도리야가 슬그머니 물었다. 턱을 괴고 있던 바쿠고가 미도리야를 쳐다보며 짧게 대답했다. 뭘. 미도리야가 제 뺨을 긁적거렸다. 저기 어, 그러니까 그거…

“떠나시기 전에 매일 하던 그거…”
“……”
“어, 제가 딱히 나서서 해달라고 그러는 건 아니구요! 늘 하려던 걸 안하려니까 그냥 이상해서…! 말씀마따나 제 그림엔 색기도 없고! 그런 건 매일 수련하지 않으면…!”
“……”
“그, 어… 싫지 않으니까…”
“……”
“하고나면 기분이 엄청… 좋으니까…”

아, 괜히 말했어. 미도리야가 귀 끝까지 달아오른 얼굴을 양손으로 푹 덮었다. 미쳤다고 생각할 거야. 가히 죽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바쿠고는 이번에도 책을 잡지 않았다. 기실 미도리야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탓에 그때 바쿠고가 어떤 얼굴로 저를 보고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 눈이 무슨 말을 하고 있었는지, 그 불길 같은 눈에 얼마나 수많은 말들이 맺혀 있었는지, 그 눈이 하마터면 말해버릴 뻔한 말이 무엇이었는지.

“하, 존나…”

한참만에야 바쿠고가 입을 열었다. 꽉 입술 끝을 악문 목소리가 실소했다.

“진짜 끝까지 웃기는 새끼네, 이거.”

그 목소리의 결이 평소와는 사뭇 달랐었다. 마치 하고 싶은 말을 가까스로 참아낸 것 같았다. 너무 많은 말들이 혀끝에 걸려 있어서 그만 다 삼켜버린 것 같았었다. 그러나 이내 평소와 같은 목소리가 픽 웃었다.

“접도 안 붙어본 새끼한테 요구 받아보긴 또 처음이네, 존나.”
“……”
“하고 싶냐?”
“아니, 하고 싶다기보다는…!”

미도리야가 양손을 흔들며 사레를 쳤다. 그 바람에 미도리야는 손 틈으로 언뜻 비친 바쿠고의 얼굴에 순간 내비쳤던 쓸쓸함에 대해 잊어 버렸다. 곤란한 듯 목까지 붉게 물든 미도리야가 기어코 눈길을 피했다.

“하고 싶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저는!”
“……”
“그러니까, 어…”
“……”
“…네.”

바쿠고가 입매 끝을 픽 밀었다. 버릇이 잘못 들었잖아. 그리고는 미도리야를 향해 양팔을 벌리며 말했다.

“이리와, 멍청아.”

말을 따라 미도리야가 주춤주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대로 스르륵 바쿠고의 팔 안에 몸을 기대면서도 미도리야는 목까지 새빨갛게 물들이고선 눈도 똑바로 들지 못했다. 그 모습이 우습고 재미난 지 바쿠고가 또 한 번 입꼬리 끝을 픽 밀며 실소했다.

“이건 씨발 누가 하자고 한 건지를 모르겠어. 꼬신 쪽이 붉어지면 어쩌자는 거냐고.”
“……”
“야, 멍청이. 고개 들어.”
“그치만 그게…”
“……”
“제가 지금 많이 부끄러운 …!?”

말을 다 맺을 사이도 없이 턱이 잡혔다. 기울어오는 그림자에 미도리야가 저도 모르게 힉, 헛숨을 들이켰다. 또 입을 맞추시려나? 긴장감에, 기대감에 미도리야가 반사적으로 열려 있던 두 눈을 꾹 닫았다. 허나 이번에는 그 입술이 겹쳐오지 않았다. 입술을 겹치며 그 틈을 다시 여는 대신 바쿠고의 손이 미도리야의 눈을 덮고 있었다.
왜지? 이번에도 바쿠고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미도리야는 그 저의를 알 수 없었다. 내가 해달라는 게 무엇이었는지는 당신도 알고 있었을 텐데… 놀리는 건가? 생각하면서 미도리야는 바쿠고의 눈 안에서 스르륵 닫혀 있던 눈꺼풀을 열었다. 눈 앞이 가려진 탓인지 눈을 떠도 시야는 여전히 어두웠다. 허나 그보다는 아무 말이 없는 바쿠고가 더 신경이 쓰였다.

“저기… 바쿠님?”

미도리야의 부른 말에도 바쿠고는 대답이 없었다. 답 대신 남아있던 손이 미도리야의 등을 휘어 감으며 그 몸을 단단히 끌어안았다. 그 힘이 어찌나 억셌는지 하마터면 윽 신음이 터질 뻔도 했다.
이것도 여흥일까? 미도리야는 잠시 짐작해봤다. 지금껏도 바쿠고는 종종 미도리야의 온 뼈대를 부러뜨리고 멍이질 것처럼 난폭하고 격렬히 주무르곤 했었다. 허나… 아냐. 이건 아냐. 미도리야는 생각했다. 지금 이 손길은 그것과는 분명 달랐었다. 애욕이나 탐심이 아니었다. 집착이나 여흥이라기보다는 좀 더 애절함에 가까웠다. 마치 헤어진 정인을 품은 것처럼, 이제 곧 이별할 인연을 품에 안은 것처럼…

그렇게 생각하던 그때였다. 귓가에 바싹 붙은 목소리가 낮게 속삭였다. 멍청이가, 씨발. 여전히 맹하기는.

“데쿠.”

숲색 눈이 우뚝 굳었다. 찬물이라도 한 양동이 맞은 것 같았다. 아니, 그보다는 가슴이 도려진 것 같았었다. 마치 날카로운 칼날로 이 가슴을 꿰뚫은 것 같아서 미도리야는 순간 숨을 쉴 수 없었다. 긴장으로, 놀라움으로 와드득 굳어버린 미도리야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면서 바쿠고가 남은 말을 잇새로 밀어냈다. 그 목소리가 어쩐지 떨고 있었다. 울음처럼.

“이딴 건 씨발… 이제 됐어. 너한테는 안 해.”
“……”
“다시는 오지마, 멍청아.”

아. 미도리야가 입술 끝을 꽉 씹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었다.











 4월 20일이지. 풍등의 살을 힘껏 구부러뜨리면서 키리시마는 그렇게 말했었다. 그 녀석, 카츠키 생일.

축제를 하루 앞둔 기루는 곳곳이 소란스러웠다. 일꾼들은 사닥다리를 받쳐 들고 연못을 빙 둘러가며 감싸고 있는 벚꽃나무에 붉고 노란 등을 걸었다. 좀처럼 자기 방을 나서지 않는 기녀들도 삼삼오오 손을 잡고 기루의 난간에 기대 앉아 등이 걸리는 풍경을 구경하거나 일꾼들에게 건네받은 등에 정인의 이름을 몰래 적어두거나 했다. 연에 한 번 밖에 없는 행사다운 각별한 분위기가 기녀들의 뺨에 붉게 감돌았다.
마루에 기대 그 광경을 한참 지켜보던 미도리야가 한숨을 삼키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얀 구름을 또렷이 올려다보던 숲색 눈이 흐, 쓰게 웃었다. 기분이 복잡했다.

4월 20일, 나와 같은 나이, 선홍색 눈동자와 가슴팍을 불길처럼 휘감고 있던 붉은 문신, 카츠키라는 이름, 그리고 데쿠라던 별칭…

이 모든 게 다 우연일 수 있을까? 미도리야는 어지러웠다. 겹치는 지점이 너무 많았다. 20년의 세월이 아무리 길고 멀었다 하여도 잊지 못했던 수많은 증거들이 이제 당신을 가리키고 있었다. 호흡을 크게 들이켜고 내뱉으며 미도리야는 잠시 심호흡을 했다.
당신일까? 아니. 미도리야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이제는 부정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었다. 틀림없이 당신이야. 생각을 되씹던 미도리야의 눈이 돌연 설움처럼 울컥 일그러졌다.

다시는 오지 말라고, 당신은 말했었다.

만약 내가 오래도록 찾아 헤맨 그 이름이 정녕 당신이라면 당신은 이미 나에 대해서 알아차린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라면 한달만에 이렇게 매몰차게 내 등을 떠밀었을 리가 없잖아… 그것조차 당신에 대한 증거 같아서 가슴이 뛰면서도 한편으론 마음이 무거웠다. 그보다는 아픔에 보다 더 가까운 감각이었다. 미도리야가 칼에라도 찔린 양 욱신거리던 가슴팍을 의복채로 움켜쥐었다. 부슬부슬 웃는 눈가가 자꾸 따끔거렸다.

“그래도 이건 너무… 치사하잖아.”

지난밤들은 길들여지기에 너무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런 그림을 그리면서 단 한 번도 제 몸의 즐거움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상상해본 적도 없었던 화가는 이제 알기에 괴롭고 고통스러웠다. 당신이 나를 불태웠는데. 미도리야가 입술 끝을 괴롭게 꽉 씹었다. 내 몸 곳곳을 끈질기게 두드리며 풀어헤쳐서 기어이 나를 불살랐던 건 당신이었다. 그리하여 기어코 나는 알아버렸는데, 알게 되었는데, 당신이라면 이제 나는 상관없게 되어버렸는데.

캇쨩, 나는 이제 네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데.

아냐, 돌이켜보면 넌 어릴 적에도 그랬어. 미도리야가 젖어든 눈가를 손등으로 북북 문질렀다. 늘 둘이 어울려서 산을 타고 들판을 뛰어 놀았지만 얼굴만 보면 놀리고 핀잔을 주었었다. 그래도 자신을 쫓아가다 넘어져 울음이라도 터뜨리면 가던 길을 돌아와선 어떻게든 까진 무릎을 들여다보던 게 너였다. 입으론 온갖 핀잔을 다 하면서도 너는 등을 훌쩍 보이며 내게 그랬었지. 업혀, 멍청아.
아, 모르겠다. 미도리야가 젖은 얼굴을 크게 훔쳤다. 그림이나 그리러 가봐야지. 오늘은 마음이 내내 부산스러워 아침부터 종일 그림 한 점 제대로 그리지 못 했었다. 생각하며 미도리야가 주춤주춤 자리를 털던 그때였다. 서너 걸음 앞에서 매달린 등을 구경하던 기녀가 불쑥 이 편을 돌아보며 손을 흔들었다. 미도리님! 그리고는 이 편으로 와보라며 까딱까딱 손짓을 했다. 기녀는 하얗게 종이를 바른 빈 풍등을 들고 있었다.

“미도리님도 이리 와서 풍등에 소원을 적어보셔요. 아니면 정인 이름이라도, 후후…”

당황한 미도리야가 고개를 가로저을 틈도 없이 기녀는 이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저는 이미 소원을 썼으니 이 풍등은 미도리님께 드릴게요. 기녀가 커다란 눈으로 함박 웃었다. 이런 일에는 큰 흥미가 없노라며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는 얼굴이었다.

“오늘 자정이 지나고 4월 스무 번째 날의 첫 새벽이 찾아오면 이 풍등을 하늘로 날려 보낼 거예요. 저희는 모두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린답니다. 이렇게 등이 하늘로 날아오르면 봄을 다스리시는 달의 여신께서 거기 적힌 소원을 모두 들어주신대요.”
“하지만… 저는 딱히 적을 소원이 없는데…”
“에이, 그러지 말고 하나 적어보셔요. 달의 여신은 정말 영험하시답니다. 실제로 에이린은… 아, 결혼을 한다는 그 아가씨 말이어요. 에이린은 작년 봄 풍등에다 이름을 적고 난 후에 그 정인과 사랑의 결실을 맺었지요. 참 신기하고 근사하지 않나요?”

에이린이라면… 미도리야가 붓끝을 꾸물거리면서 잠시 생각해보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정인과의 정사를 기념으로 남겨두고 싶다면서 자신을 자주 불러주었던, 이 기루에서 가장 오래 있었다던 그 기녀였다. 그러고 보니 그 기녀가 알려주었었다. 바쿠님은 정인도 두지 않으신다고, 심지어 입을 맞추는 법조차 없으시다고. 그리고 정인의 품에서 수줍게 뺨을 붉히며 그녀는 그렇게 되물었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요, 미도리님?

마치 그 마음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는 것처럼, 바쿠님의 그 단단한 마음을 누군가 오래 전에 이미 훔쳐가 버린 것처럼.

미도리야가 눈을 크게 열었다.

“그러니까 미도리님도 꼭 소원을 적어보셔야… 어머, 미도리님? 미도리님!”

미안해요! 미도리야가 들고 있던 붓과 풍등을 다시 기녀에게 돌려주곤 그대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곧장 좁은 길을 따라 뛰었다. 바라는 게 있어. 미도리야가 입술 끝을 질끈 씹었다. 하지만 소원을 적고 싶은 건 풍등이 아니었다.










닫혀있던 장지문이 벌컥 열렸을 때 안채는 대낮인데도 주인없이 비어있지 않았다. 병풍에 대고 있던 몸을 확 일으키면서 바쿠고가 있는 힘껏 눈 사이를 일그러뜨렸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얼굴이었다.

“너는 씨발, 내 말이 말 같지 않냐?! 오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
“그리게 해주세요.”
“……”
“바쿠님을 그려보고 싶어요.”

미도리야 결심처럼 입술 꼭 깨물면서 거듭 말했다. 진심으로.

“저를 보는 일이 그렇게 껄끄러우시다면, 네, 그렇게 할게요. 가라면 갈게요. 꺼지라고 해도 좋아요. 짐을 챙겨서 나가라고 말해도 나갈게요. 내일부터 여길 떠나라고 해도 상관없어요. 근데, 소원 하나 정도는 들어줄 수 있는 거잖아요.”
“……”
“당신을 그려보고 싶어요.”

그럼 어쩌면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가슴팍에 남아있는 것이 정말 문신인지, 당신이 정말 내가 찾던 그 사람인지 아닌지. 바쿠고가 기가 막힌 얼굴로 미도리야를 한참 뚫어보다 색이 밝은 머리칼을 크게 헤집었다. 그때도 미도리야는 곧바른 자세로 고집스럽게 앉아 있었다. 선홍색 눈이 하, 웃었다. 언제나처럼 오만하던 입꼬리 끝이 옅게 떨리던 걸 그때도 미도리야는 똑똑히 봤었다.

“감히 나한테 들이댈 거면 접을 붙을 각오는 하라고 얘기 했을 텐데.”
“하세요. 전 상관없어요. 당신을 그리는 대가가 제 몸이라면 얼마든지 열게요. 저를 하룻밤 사랑해준 대가로 당신을 그릴 수만 있으면 전 그 하룻밤을 영영 기억하고 살 거예요.”
“…너는 지금 니가 무슨 소릴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멍청아. 미쳤냐!? 접이란 건 씨발, 그 따위로 쉽게 열고 말고 할 게 아니…”
“아뇨. 알고 있어요.”
“……”
“전 그렇게 바보가 아니에요, 바쿠님.”

숲색 눈이 흐, 웃었다. 그리고는 말을 잃은 선홍색 눈을 또렷이 바라보며 다물었던 입을 다시 열었다. 허락해주세요. 거절할 수 없다는 걸 바쿠고는 이미 알고 있었다. 20년 전부터, 한 이름을 잃어 버린 그날 그 순간부터.

“당신을 그리고 싶어.”

이런 얼굴을 한 아이를 알고 있었다.










(하편에서)


그리하여 다음편은 그림 그리다 옷도 벗고 몸붙이고 배붙이고 드디어 자고....(??)

양도 길고 + 일도 바빠서 또 예상보다는 너무 늦어버렸네요 흑흑 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 다음 편이면 끝날듯... 다음 편이 떡ㅋㅋ이라 이번 편은 수위를 일부러 뺐습니둥... 다음편은 또 언제 나올 수 있을는지ㅠ.ㅠ 그래도 즐겁게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바쁜 중에도 틈틈이 힘내고 있습니다ㅠ0ㅠ99 늘 감사해요 흑흑 ㅠㅠㅠㅠ
무튼 담편도 이챠이챠 힘내겠다고 울면서 저는 이제 퇴근.....


+ 중간에 잘못 옮겨진 문장은 혹 보셨다면 가볍게 넘겨주셔요...^_ㅜ... 

?
  • 2017.07.18 21:39 SECRET

    "비밀글입니다."

  • 루카님께 2017.07.18 22:44 SECRET

    "비밀글입니다."

  • 루카님팬1호 2017.07.18 23:08
    루카님 정말 너무 잘 쓰셔요ㅠㅠㅠㅠ
    계속 보기만 하다가 한번 댓글 달아봅니다아ㅠㅠㅠㅠㅠ
    루카님 글 봐서 정말 영광입니다아ㅠㅠㅠ
  • 루카님애독자 2017.07.19 23:08 SECRET

    "비밀글입니다."

  • 루카님 진짜 충성충성 2017.07.20 11:54 SECRET

    "비밀글입니다."

  • 2017.07.20 18:32 SECRET

    "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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