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BBS



* 고전에_알오버스로_캇데쿠
* 알파 귀족 x 오메가 황태자 이야기
* 오랜만에 씁니다 u////u
* 역시 약수위 주의



http://youtu.be/2-9CnV_cLsE










해가 달을 만나 동무가 되었다. 그리고 감정이 자라났다. 마치 달이 그리워 달을 좇아 서쪽 산으로 저무는 해처럼, 해와 달을 움직이며 시간을 만드는 세상의 섭리처럼.

볕이 들지 않는 차디찬 별궁에 달이 있었다. 바쿠고는 그 달을 오래 전부터 데쿠라고 불렀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른다. 처음부터 그리 하자 작정하여 된 일은 아닐 것이다. 기실 감정이란 사람의 뜻으로 어찌할 수 없다. 봄이 되어 싹이 움트는 것처럼 바쿠고의 마음은 불현듯, 예고에도 없이, 더불어 자연스럽게 시작되었다.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수십 번을 고민해 보아도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녀석이 발을 다쳐 등에 업은 날부터인지, 그 연못 속에 밀어 넣던 발등이 유난히 작고 하얬던 탓인지,
아니면 그저 너라서 좋았는지.

뜨락의 매화가 닫았던 꽃잎을 열기 시작하던 열다섯 살의 어느 봄날, 바쿠고에게도 발정이 찾아왔다.

음인이 그러한 것처럼 양인 역시 열다섯이 되면 처음으로 발정을 겪는다. 음인처럼 며칠을 달빛 아래에서 끙끙 거리며 뒤가 젖는 기분을 느낀다거나, 가라앉지 않는 열에 들떠 아랫도리를 쉼없이 이불 위에 비벼대는 것보다는 간편하고 자연스러웠다. 그저 단 하룻밤 꿈이면 되었다. 잠을 자는동안 그저 소년이었던 어린 살집은 어른이 되기 위해 단단해지고, 하체의 근육들은 밤새 긴장으로 곤두서 있고는 했었다. 그리 자고 있노라면 대부분은 속옷을 적시게 되고, 그 감촉에 놀라 잠에서 깨어나 자신이 첫 발정을 겪고 양인이 되었음을 알게 된다. 바쿠고 역시 다르지는 않았었다.

그날 바쿠고는 미도리야를 쫓아가 겁간하는 꿈을 꾸었었다.

이불을 박차고 기겁을 하며 일어났던 것은 필경 죄책감 때문이다. 그 밤, 그날 꿈속에서 본 모든 것에 괴로웠었다. 볕이 들지 않는 별궁의 옥좌 위에 무기력하게 앉아 있던 미도리야를 끌어내릴 때 꿈속의 녀석은 비명을 지르며 온몸으로 바쿠고를 밀어냈었다. 손조차도 대지 못하도록 저를 죽을듯이 밀어내던 녀석에게 꿈인데도 분이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녹빛의 용포를 벗겨내고 허리끈도 다 뽑아내기 전에 그 몸 위에 타고 올라 허리를 비벼댔다. 지나치리만큼 생생한 꿈이었다. 갓 양인이 된 바쿠고에게는 불길보다, 여름보다, 태양보다 녀석이 열 배는 더 뜨거웠었다. 그때도 미도리야의 귀 밑에서는 달고 축축한 향내가 났었다. 꿈인데도, 도무지 인내할 수가 없었었다. 그 아무리 함께 자란 동무라도 그랬었다. 신조차도 함부로 못할 나라의 아들이라는 점이 특히나 전율에 가까울만큼 바쿠고를 흥분하게 했었다.
다리를 벌려 주십시오, 태자전하. 떨고 있던 하얀 귀에 입술을 바짝 붙이며 꿈 안의 바쿠고가 낮게 귓속질을 했다. 제 씨를 품으셔야 하지 않습니까.

‘음인은, 하, 자기 짝에게만 가장 내밀한 틈을 연다고 하던데요. 과연 제가 그 틈에 가닿을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단단히, 부푼 것을 과연, 하, 그 젖은 틈까지 찔러 넣을 수 있을지, 없을지.’
‘그만, 제발, 캇쨩, 그ㅁ… 아ㅅ,!’
‘전하께서 과연 제게 딱 맞는 음인인지 아닌지, 제 짝인지 아닌지.’

아니, 그때도 핑계였다. 꿈인데도 바쿠고는 거짓말을 했었다. 그딴 건 상관없어. 혹여 내가 너의 짝이 아니라면, 그리하여 다른 이가 너의 짝이 된다면 그 자를 찢어 죽일 것이다. 내가 닿을 수 없다면 누구도 너의 안에 닿아서는 안돼. 품 밑에 깔린 미도리야가 비명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그 울음소리에도 바쿠고는 헛웃음이 났었다.

꿈속에서까지 울 건 없잖아, 멍청아. 현실에선 널 울릴 용기조차 없을 텐데.

그날부터 새로운 번민이 첫 발정을 끝마친 어린 양인의 가슴 안에 불씨처럼 자라났다. 너의 기질은 무엇일까. 너의 아버지는 갓난 네가 음인이 될 것이라 하여 너를 볕도 들지 않는 별궁에 가두고는 한 번도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었다. 허나 기질은 발현되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이다. 모두가 다 음인일 것이라 믿어마지 않았던 황태자가 중인이거나 양인일 수도 있었다.
그리 된다면 모두 기뻐하겠지. 너를 감시하던 내관들도 너를 진정으로 보필하고, 1년에 한 번 밖에 얼굴을 뵙지 못한다던 네 어머니와도 함께 지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네 아버지는 네게 보위를 물려줄 테고, 너는 선대의 황제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버지의 지도 아래 다음 황제가 될 교육을 착실히 밟아나가겠지. 좋은 일이다. 필경 그랬다. 바쿠고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 한편으로 바랐었다.
네가 음인이기를, 네가 달이기를.

바람대로 미도리야는 음인이었다. 바쿠고는 이미 녀석이 첫 발정을 겪기 전부터 짐작하고 있었다.

아마 향내 때문이었을 것이다. 벚꽃이 저물고 어린 새잎이 푸르게 돋아나던 오월 무렵부터 미도리야에게서 지금껏 맡아보지 못한 향내가 미미하게 풍겨 왔었다. 양인도, 음인도 발정이 가까워질수록 그 기질을 짐작할 수 있는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양인에게선 열이, 음인에게선 향내가 난다. 허나 스스로는 자신에게서 어떤 향내가 나는지 결코 알 수가 없다. 향을 맡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양인뿐이었다.
미도리야 역시 제게 무슨 향이 나는지 전혀 몰랐을 것이다. 그게 좋아 바쿠고는 부러 모르는 척, 미도리야에게 몸을 붙이고 목덜미에서 은은하게 풍겨 나오는 그 향내를 은밀히 들이마시곤 했다. 그 향은 꽃 같기도 했고, 어떤 때엔 과일 같기도 했다. 허나 바쿠고는 언제나 그 향이 연꽃 같다고 생각했었다. 녀석의 눈색처럼 깊고 푸른 연못 위에 하얗게 피어오른 연꽃처럼 청아하고 달았다. 그리고 가끔 아득해졌다. 그럴 때면 저도 모르게 그 곧은 목덜미에 입술을 묻고 잇자국을 박아 넣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애를 먹었었다. 그럴 때마다 바쿠고는 제 몸의 변화가 끔찍했었다. 이런 향에 이끌려 앞을 세워버리는 제 몸이 짐승처럼 추하게 느껴졌었다.

이런 것은 전부 가짜다. 바쿠고는 그렇게 생각했다.

해와 달의 저주가 감정을 충동적으로 부추기는 것뿐이다. 하필 서로가 빌어먹게도 양인이고 음인이라 본능에 떠밀리는 것뿐이다. 이 새끼를 상대로 연심 같은 걸 느낄 리가 없다고. 미도리야의 목덜미에서 피어오르던 향내가 짙어질 때마다 바쿠고는 볼 안쪽을 거푸 씹으며 거듭 같은 생각을 되뇌었었다. 더불어 바쿠고는 짐작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이 감정에 기대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언젠가 내 꿈에서 그리했던 것처럼 기어이 선을 넘게 될 것이라고.
그리고 흘러넘친 감정이 끝내 둘 사이에 그어진 금을 밟았다. 훤한 보름달이 별궁의 창에 그림처럼 걸려 있던 밤이었었다.

‘미안…’

저도 모르게 기울어진 입술을 양손으로 틀어막은 미도리야가 그렇게 말했다. 제 눈을 똑바로 바라보던 숲색 눈이 장마라도 진 것처럼 천천히 일렁거렸었다. 그 얼굴이 끝내 바쿠고의 말문을 닫았다. 가슴에 박혔다. 심장을 도려냈었다. 세상 그 어떤 칼보다 예리한 칼날처럼.

‘이젠 캇쨩이랑 같은 곳에 있는 게 너무 힘들어.’

그때는 정말 발밑이 무너지는 것 같았었다.






며칠 후, 이즈쿠 황태자가 궁의 별채에 감금되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태자가 음인인 것도 모자라 예정보다 이르게 첫발정이 왔노라며 사람들은 말했었다.








를 보았다
@ruka_tea


04




전날보다 수척해진 얼굴로 바쿠고가 이불을 걷어냈다. 사흘째의 아침이었다.

간밤에는 내도록 잠을 설쳤다. 때문인지 세수를 끝마치고 곁방에 미리 차려져 있던 밥상 앞에 앉아서도 영 입맛이 없었다. 몇 술을 뜨는 둥 마는 둥 하다 바쿠고는 기어코 수저를 내려놓았다. 그 사이 이불을 정리하고 손님용 침소에서 걸어 나온 내관이 바쿠고에게 고개를 깊게 숙였다. 어제도, 오늘도 별궁의 손님에게 아침 안부를 묻는 투는 아니었다.

“오늘도 태자전하께서 일찍부터 기다리고 계십니다.”
“……”
“오늘이 사흘 째이니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내관장 어른께서 필히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절로 입꼬리가 비틀렸다. 무엇을 신경 쓰라는 것인지 다 알면서도 대꾸를 해주고 싶지 않아 바쿠고는 그대로 밥상을 발끝으로 밀어내고 자리를 털었다. 의복을 입으러 다시 침소 안으로 들어가는 동안에도 내관은 오래도록 바쿠고를 뚫어보고 있었다. 노골적인 시선에도 이젠 헛웃음이 나질 않았다. 이곳은 그런 곳이었다.

복도로 통하는 장지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일부러 그리 했을 것이다. 바쿠고가 문을 열고 복도로 나오자 수군거리던 내관들이 노골적으로 몸을 숨겼다. 그 하는 양에 바쿠고는 잠시 환멸을 느꼈다. 별궁에 머물던 사흘 내내 저 빌어먹을 수군거림과 시선이 망령처럼 따라 다녔었다. 아마 간밤에도 저 치들은 문틈에 눈을 붙이고는 내도록 훔쳐보았을 것이다. 그 아무리 어명을 받은 일이라고는 하나 양인과 음인간의 은밀한 정사를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퍽 불쾌한 일이다. 바쿠고의 얼굴이 노골적으로 일그러졌다.

말 그대로 종마가 된 기분이었다.

어차피 저 치들은 내 물건에나 관심이 있을 것이다. 발기는 하였는지, 모자람은 없었는지, 소문으로는 굉장하다 하나 저 대단한 양인이 실전에서도 제 구실을 똑바로 하였는지, 그리하여 평생을 함께 자라다시피한 소꿉동무의 음혈을 제대로 꿰뚫었는지, 그 안쪽의 가장 내밀한 부분까지 남김없이 적셔 놓았는지.
하. 바쿠고가 순식간에 비어버린 복도를 보며 노골적으로 실소했다. 이죽거리는 말씨가 멋대로 입술을 비집었다. 그래, 씨발, 구실도 똑바로 못하는 환관 새끼들 주제에.

저 음험한 시선 속에서 평생을 갇혀 산다는 것은 대관절 어떤 엿 같은 인생일까.

제 아버지에게 버려진 것도 모자라 친모조차 맘 편히 만날 수 없는 처지였다. 이렇게까지 불쌍할 건 없지 않냐고, 그래도 씨발, 황태자란 새낀데. 조금만 더 독하게 마음을 먹는다면 얼마든지 세상을 제멋대로 주무를 수도 있는 입장이었다. 그런데도 힘이 없다. 하나 뿐인 외아들인데 관을 물려받을 명분조차 녀석은 가지고 있지 못했다.
차라리 황족으로 태어나질 말든가. 바쿠고가 볼 안쪽을 힘껏 씹었다.

그랬다면 오래 알고 지냈다는 핑계로 나는 진작 너를 내 반려로 삼았을 텐데.

부질없는 생각이다. 말을 삼킨 바쿠고가 부러 발소리를 세게 하며 복도를 거침없이 성큼성큼 걸었다. 모퉁이를 돌았을 때 익숙한 그림자가 눈에 보였다. 내관장이었다.
바쿠고는 딱히 아무 인사도 하지 않았다. 무시한 채로 스쳐 지나던 순간 내관장이 툭 입을 열었다. 은근하고 낮은 말씨였지만 발길을 멈추기에는 충분했다.

“자네가 태자전하께 유독 마음이 약한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내관장이 우뚝 멈춘 바쿠고의 등을 향해 천천히 몸을 돌렸다.

“제대로 하는 게 좋을 것이네.”

이번에는 감정을 눌러 참지 않았다. 하. 바쿠고가 비틀린 입새로 헛웃었다. 별 어처구니가 없는. 짓씹은 바쿠고가 그제야 한 발 늦게 내관장을 돌아보았다. 평생동안 궁을 섬겨온 노련한 관리를 뚫어보는 선홍색 눈이 사납게 일렁거렸다.

“왜요. 진짜 저 새끼를 수태라도 시켜야 합니까? 어르신께 그런 말을 들어야 할 이유가 없을 텐데요. 남의 정사를 훔쳐보아도 똑바로 세울 물건조차 가지지 못하는 분들께서 하실 말씀이 아니거든요.”
“자네가 아무리 공주마마의 하나뿐인 아들이라 하나 자네의 그 무례한 말버릇까지 고귀하게 태어난 것은 아니지. 궁에서는 궁의 위계를 따르시게. 내가 자네보다는 품계가 높지 않은가.”
“권력으로 강권하시는 겁니까?”
“아니, 경고일세. 자네의 목숨을 잘 보전하라는 충고 정도로 해두지.”
“……”
“무엇보다 태자전하께서 감내하고 계신 일이네. 헌데 자네에게 맡은 바 소임을 저버릴만한 자격과 명분이 어디에 있는가.”

저절로 입매가 비틀렸다. 태자전하 좋아하네, 씨발. 태자 취급도 하지 않는 주제에. 그리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허나 여긴 황궁이다. 아무리 버려진 태자가 기거하는 궁이라 하여도 황제의 땅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마음대로 날뛰며 분풀이를 하기에는 지켜보는 눈도, 얽혀있는 자들도 너무 많았다. 무엇보다 지금도 저를 기다리고 있을 한 얼굴이 유난히 눈에 밟혀 그랬을 것이다.
나야 망나니 조카일 수 있다지만 그 새끼한테는 친아버지다. 가뜩이나 좋지도 않은 사이에 내가 나서봤자 목만 달아날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 아무리 황제의 누이라는 제 어머니조차 말릴 수 없을지 모른다. 분하지만 그랬다. 내관장이 애꿎은 주먹만 힘껏 움켜쥐고 있던 바쿠고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허니 제대로 하시게. 내관장이 낮은 목소리로 거듭 말했다.

“다행히 상황이 좋아. 의관이 오늘 아침에 전하를 진맥하였는데 탕약이 잘 듣고 있다 하더군. 어제는 자네까지 힘을 내주었으니 다음 진맥에는 보다 더 좋은 소식이 들리지 않겠는가.”
“예, 힘을 냈지요. 어디 대놓고 말씀해보시지 그러십니까. 감히 바쿠고 대신과 미츠키 공주마마의 아들이 음인이신 이즈쿠 전하의 음혈을 꿰뚫어 적셔 놓았노라구요. 하, 대단한 일 아닙니까?”
“카츠키, 말을 조심…”
“당신이나 닥쳐. 지금도 죽여 버리고 싶으니까.”
“……”
“놔두셔도 어련히 알아서 잘 할 겁니다. 어쨌건 사내의 몸이라는 건 어떻게든 발기하기 마련이니까, 씨발.”
“……”
“저 새끼 아버지한테나 가서 고하시지요. 사람을 짐승새끼 취급하지 말라고.”

선홍색 눈이 차갑게 웃었다. 뭐, 제게도 외숙부 되시니 이 정도는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 채로 홱 몸을 돌린 바쿠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벗어났다. 이 정도도 많이 참은 것이다. 등 뒤로 내관장이 앓듯이 신음했다. 그조차도 끔찍해서 바쿠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남은 복도를 마저 걸었다. 이제 곧 태자의 침소였다. 사흘째의 아침이었다.







*

수시로 발을 다쳤다. 시도 때도 없이 넘어졌고 이따금은 넘어져 코가 깨질 때도 있었다. 그래도 미도리야는 좁은 별궁 안을 자주 돌아다니며 종종 뜀박질을 했다.

‘어차피 대문을 넘어가진 못하지만, 흐.’

그날도 미도리야는 넘어졌고, 의관이 붙여준 약초잎을 붉게 까진 콧잔등에 수시로 찍어댔었다. 얌전해 빠진 서생 새끼가 동네 왈패들도 안할 짓을 하고 다닌다며 바쿠고는 그날도 미도리야의 얼굴을 보자마자 역정부터 냈다. 너무 화를 내진 말라면서 흐물흐물 웃으면서도 미도리야는 한참을 또 바쿠고가 보는 앞에서 좁다란 뜨락을 서성서성 걷고 있었다. 그 숲색 눈이 자주 가서 멈추던 곳이 어딘지를 알아서 바쿠고는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문이었다. 거기까지가 미도리야에게 허락된 공간이었다.

‘나는 이 담장을 넘어가면 안 된대. 내관어른이 그러셨어. 그러면 아버지가 화내실 거라고, 나를 영영 보지 않으실 거라고…’
‘웃기는 소리 한다. 야, 언제는 보러 오셨…’

씨근대던 말소리를 죽여 버린 건 네 얼굴을 보았던 탓이다. 마음에 또다시 쓸모없는 감정이 자라버린 탓이었다. 알고 있었다. 저 멍청이가 담장 너머를 얼마나 궁금해 하는지, 또 얼마나 원했는지. 맘만 먹으면 언제든 걸어 나갈 수 있는 그 대문을 너는 기어코 한 번도 넘지 않았다. 바쿠고가 빈주먹을 꽉 쥐었다.

저딴 거 씨발, 넘어버리면 그만이잖아.

할 수 있다면 너를 업고 저 대문간을 넘어 냅다 달리고 싶었다. 그 문을 오도카니 바라보고 서 있는 숲색 눈이 유난히도 깊어서, 장마가 진 숲처럼 그렇게 일렁일렁 흔들리고 있어서 바쿠고는 수시로 마음이 소란해지며 자주 울렁거렸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그 깊은 홍채 안에다 전부 모다 놓은 것만 같았었다. 그때는 그저 그 마음이 연민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야 했다. 그래야만 했었다. 그리 맘을 먹어도 쉽지만은 않았었다.

‘등신새끼.’

고작해야 이런 말밖엔 할 수 없었다. 답 대신 미도리야는 모두 다 알고 있다는 것처럼 둥근 눈매로 함박 웃었다. 그 웃음결이 처량해서, 금세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서 바쿠고는 때때로 저보다 반 뼘이 작은 그 몸을 냅다 품 안으로 안아 넣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는 했다. 그리하면 저 멍청이가 맘껏 울 수나 있을까 하여, 제 뜻대로 살 수도 없는 저 삶이 그때만큼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해서.

‘나는 아바마마를 미워하지 않아.’

미도리야가 말했다. 그 말이 자신을 향한 것인지, 스스로에게 외던 위로 같은 것이었는지 바쿠고는 언제나 헷갈렸었다.

‘그래도…’

대문간을 향해 있던 숲색 눈이 바쿠고를 똑바로 돌아보았다. 또 그 멍청한 봄바람처럼 녀석이 웃었다. 그때도 꽃잎이 날리는 것처럼 온 가슴이 와르르 다 떨렸었다.

‘캇쨩은 날 버리지 않으면 좋겠다…’
‘……’
‘진짜, 그랬으면 좋겠어.’

그때 들었던 소란한 소리는 대관절 무엇이었을까. 숨이 막힐 듯 어지럽던 그 기분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누군가 묻는다면 바쿠고는 지금도 똑바로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눈앞이 어지러워서, 숨이 막혀서 바쿠고는 그저 팔을 벌리며 덤불 같은 머리를 힘껏 끌어 안았었다.
멍청한 새끼야. 숲색 머리칼에 반쯤 파묻힌 입술이 악다문 목소리로 거듭 말했다. 천하에서 제일 멍청하고 머저리 같은 새끼야.

‘버릴 수 있는 거였으면 동무 같은 것도 안 했어, 이 등신 같은 황태자야.’
‘……’
‘한 번만 더 그딴 소리 하면 진짜 다신 안 온다.’
‘캇쨩은 맨날 다신 안 온대, 내일도 올 거면서…’
‘시끄러워. 확 맞고 싶냐?’

품에 안긴 숲색 머리가 와르르 웃었다. 그럼 곤장 맞아, 캇쨩. 다 알면서도 말만 늘 그렇게 하는 것임을 미도리야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그때는 다 좋았다. 제 옷소매를 꽉 붙잡고 있던 하얀 손, 코밑에서 살랑거리던 숲색 머리칼… 벌어진 입새에서 밀려나온 숨결이 가슴팍에 닿을 때마다 마음이 떨려서 바쿠고는 애꿎은 하늘만 올려 보았었다. 하늘이 참 파랗고 높았었다.
캇쨩… 품에 파묻힌 네가 우물거렸다. 좋아해.

‘진짜… 캇쨩이 내 짝이 될 수 있으면 나도 그냥 달이었으면 좋겠다…’

그 말에 이상하게 눈 끝이 시큰거렸었다. 아직 첫 발정이 오기에는 이르고 어렸던, 어느 여름날이었었다.









*

내관의 인사도 받지 않고 바쿠고가 처소로 들어섰을 때 미도리야는 과연 말처럼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단정하게 펼쳐져 있던 이부자리와 유액을 넣어둔 상자는 어제처럼 오늘도 노골적이어서 바쿠고는 비틀리는 입매를 굳이 감추지 않았다. 특히나 미도리야의 옷차림이 그랬었다. 자꾸 가슴팍에서 벌어지는 얇은 잠옷의 앞자락을 한 손으로 끌어 모으며 미도리야가 스르륵 눈길을 피했다.

“아무래도 복잡한 장옷보다는 이런 옷이 더 편할 것 같아서…”

눈도 들지 않고 미도리야는 그렇게 우물거렸다. 선홍색눈이 기가 찬 듯이 하, 냉소했다. 비틀린 입매를 비집고 나가는 말씨가 고울 리가 없었다.

“그리 하실 거면 차라리 모두 벗으시지 그러십니까. 그 쪽이 훨씬 더 간편할 텐데요.”
“…거기까지 할 염치는 없어서요.”
“알몸이 될 염치는 없으신데 소꿉동무의 손에 허리춤을 내어주고 남은 의복 한 장을 마저 벗겨 달라 할 염치는 감히 있으시고요. 대단하시지 않습니까, 태자전하. 어디서 사내를 부추기는 교태라도 배워 오신 모양입니다.”
“정위, 그리 비꼴 것 까지는…”

우물거리는 말을 다 듣기도 전에 성큼성큼 남은 걸음을 좁혀 다가온 바쿠고가 단숨에 미도리야의 어깨를 틀어잡았다. 그대로 그 몸을 밀어 넘어뜨린 바쿠고가 미도리야의 허리 위에 올라타며 벌어진 잠옷 자락 밑을 거칠게 비집었다.
정위…! 당황한 미도리야가 저도 모르게 허리를 물리며 소리를 질렀다. 허나 아랑곳 하지 않았다. 단숨에 허리끈을 풀어헤친 손이 아직 긴장으로 굳어있던 허벅지를 힘껏 움켜잡았다. 그 악력에 미도리야가 절로 턱을 들며 온몸을 크게 떨었다. 다 벌어진 옷섶 틈을 비집은 손이 미도리야의 살갗 위를 난잡하게 비벼왔다. 바짝 다가붙은 입술이 미도리야의 귓불 밑을 질근거리며 거칠게 속삭였다. 태자전하.

“어차피 이제, 처음도 아니지 않습니까. 익숙해지셔야지요. 벌써부터 이리 자지러지시면 즐길 맛이 나겠습니까.”
“그래도 조금, 조금 천천히… 천천히… 날이, 흣, 길지 않습니까.”
“아니지요. 저는 쉼 없이 할 겁니다. 태자전하. 당신의 이 틈에 온종일 단단해진 저를 비벼대고 꿰뚫고 또 꿰뚫고… 벌어진 틈이 닫히지 않을만큼은 해봐야지요. 그게 빌어먹을 가신의, 소임 아닙니까.”
“아뇨, 정위… 그래도 조금 더 천천ㅎ, 아흐ㅅ,!”

추스를 틈도 없이 미도리야의 몸을 가리고 있던 잠옷이 남김없이 벗겨졌다. 귀찮은 듯 벗겨낸 잠옷을 저만치로 던져버리고 바쿠고는 유액이 담긴 상자 속을 요란하게 뒤적거리면서 남은 손으로 자꾸만 달아나는 미도리야의 허리를 제 다리 앞으로 힘껏 끌어내렸다.
그대로 무릎이 벌어졌다. 다시 모으지 못하도록 제 몸을 끼워 넣으며 간편히 제 허리춤의 앞섶만 풀어헤친 바쿠고가 긴장으로 떨리던 미도리야의 다리 틈에 허리를 다붙였다. 유약의 마개를 가볍게 열어젖히며 바쿠고가 낮은 목소리로 웃었다. 태자전하.

“오늘은 중도에 혼절하셔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겁니다.”
“……”
“힘 빼십시오. 다치십니다.”

그 채로 다붙어온 허리가 두 다리 사이를 힘껏 갈랐다. 순간 바쿠고를 돌아보던 시선 그대로 미도리야가 턱을 젖히며 크게 떨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추삽이 시작되었다.
오래지 않아 말소리는 사라졌다. 살갗이 비벼지는 소리, 젖은 물소리가 유독 넓은 처소를 크게 울렸다. 긴장으로 굳어있던 미도리야의 몸에서 천천히 힘이 빠져 나갔다. 이완이 된 건지, 아니면 체념한 건지. 어느 쪽이어도 엿 같은 것이다. 바쿠고가 눈을 좁히며 제 허리 아래 놓여있는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피가 몰릴만큼 입술을 꽉 씹고서 미도리야는 그저 천장만 오도카니 올려보고 있었다. 그조차도 짐승의 교접 같았다. 자조감에, 모멸감에 바쿠고는 자꾸만 입꼬리가 비틀렸다.

“왜 그러십니까, 폐하. 오늘따라 어찌 조용하십니다.”

그 말에도 미도리야는 대꾸가 없었다. 참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뭘 참는 걸까, 이 새끼는. 선홍색 눈이 제 입술만 꽉 씹고 있던 미도리야의 얼굴을 차갑게 내려 보았다. 그 얼굴에는 어쩐지 화가 났다. 분기가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발정의 때가 아니더라도 도달할 줄은 아실 텐데요. 오늘은 원대로, 유약까지 써드리지 않았습니까.”
“……”
“참지 말고 소리 내십시오, 전하.”
“……”
“아, 고집을 부리시겠다…”

이성보다 앞선 감정이 미도리야의 턱을 우악스럽게 움켜잡았다. 이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탓인지 미도리야가 굳게 다물었던 입술을 뗐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바쿠고의 손가락들이 미도리야의 입술을 우악스럽게 쑤시며 들어섰다. 답답함에, 입천장을 더듬어 오는 야릇한 감촉에 미도리야가 읍읍 막힌 소리를 내며 온몸을 뒤틀었다. 쑤셔넣은 손가락을 부러 크게 휘저으며 유독 차가워진 목소리가 낮게 말했다. 그때도 바쿠고는 어쩐지 웃을 수가 없었다.

“참지 마시라 고했습니다, 저는.”
“읍, 으웁, 흡,…!”
“소리 지르십시오. 울며, 떠십시오. 들려 주셔야지요. 밖에서 저리들 귀를 기울이며 듣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이 순간에도 내관장과 내관들은 문틈마다 귀를 대고 눈을 붙이며 우리가 하는 양을 남김없이 뚫어보고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은 공기의 기척으로도 알 수 있었다. 첫날부터 지금껏 단 한 번도 관음 당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을 터다. 여기는 그런 장소다. 그런 감옥이지, 이 빌어먹을 궁은.
숲색 눈이 괴로움에 일그러졌다. 그 얼굴에 도리어 불씨가 당겨진 바쿠고가 눈을 좁히며 헐떡이던 미도리야의 구내를 어지럽게 휘저었다. 다 삼키지 못한 타액들이 발갛게 달아오른 입꼬리를 타고 뚝뚝 흘러 떨어졌다.
자, 태자전하. 귓가로 바짝 붙인 바쿠고의 입술이 날선 호흡을 밀어내며 속삭였다. 소리 내시라 했습니다, 저는.

“헐떡이셔야지요. 괴롭다 엉엉 우셔야지요. 그리해야 만천하에 드러날 것이 아닙니까. 제가 얼마나 전하를, 함부로 대하는지. 당신이 이 앞에서 얼마나 천해지는지.”
“흡, 으읍, 웁,”
“소리 내.”
“……”
“소리 내라고 말했…”

그때였다. 바쿠고의 목소리가 돌연 천천히 줄어들었다. 입천장을 거칠게 문질러대던 손의 동작이 동시에 우뚝 멈췄다. 순간 뭔가 이상했었다. 반응이 달랐다. 순간 감촉이 달랐었다. 아니, 느꼈었다. 천천히 손가락을 잡아 뽑은 바쿠고가 제 밑에서 바르르 떨고 있던 미도리야의 얼굴을 내려 보았다. 설마…

단내가 나고 있었다. 분명히 그랬다.

달다 못해 녹아 떨어져도 좋을만큼 짙은 단내였다. 그 냄새가 무엇인지, 둑이 터진 듯 흘러넘치는 이 향내가 무엇인지 바쿠고는 잘 알고 있었다. 선홍색 눈이 지진이라도 난 듯 크게 떨었다. 이럴 리가 없었다. 이런 일이, 가능 할 리가 없다고. 지금은 그믐인데.

때 이른 발정이었다.

“그만! 거기까지 하시게.”

닫혀있던 문이 벌컥 열리면서 다급하게 뛰어 들어온 내관장이 소리를 질렀다. 젊은 내관들이 영문을 모르는 채 굳어버린 바쿠고를 미도리야의 몸 위에서 떼어냈다. 바쿠고가 멀어진 것과 동시에 미도리야가 크게 몸을 떨며 발작을 시작했다. 뒤를 따라 들어온 의관이 허리를 말면서 괴로워하는 미도리야의 입술에 황급히 환약을 밀어 넣었다. 처소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뭐가 뭔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아니, 모를 리가 없었다. 내관들에게 양팔을 붙잡힌 채로 바쿠고가 볼 안쪽을 힘껏 씹었다. 단내라고 인지했을 때 허리 아래로 피가 몰리는 감각을 느꼈었다. 내관장이 제때 말려주지 않았더라면 바쿠고는 진작 이성을 잃고 미도리야가 어떻게 울며 헐떡여도 그 뼈가 부러지도록 움켜쥐고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된 겁니까, 이거.”

한참만에야 바쿠고는 겨우 그렇게 물었다. 환약을 삼키고도 진정되지 않는 건지 미도리야는 허리를 둥그렇게 말고는 계속해서 발작처럼 온몸을 떨었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흥건했다. 그 떨리는 몸 위에 이불을 당겨 덮어주며 내관장은 담담히 대답했다.

“발정일세. 다 알면서 뭘 묻는가.”
“그니까 씨발, 달도 아직 안 떴는데 이 새끼가 왜 발정이냐고 묻잖아요, 지금.”
“음인들에게는 드물게 그런 일도 있네. 자네는 양인이라 모를 테지만… 아무래도 자네는 이제 이 궁을 나가줘야겠군. 지금 태자전하의 용태에 누구보다 해로운 존재는 자네일세. 양인이 발정 때의 음인 곁에 있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자네도 알고 있겠지.”
“……”
“그간 고생 많았네. 자, 너희는 정위를 대문 밖까지 배웅해 드리거라.”

무슨 말을 더할 사이도 없이 몸을 결박한 내관들이 그대로 바쿠고를 문밖으로 끌어냈다. 더 성질을 부리지 못하고 순순히 끌려나온 건 내관장의 말이 틀리지 않은 탓인지도 몰랐다. 해와 달이 관장하는 양인과 음인의 섭리는 인간의 뜻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이 단내에 반응하는 것은 몸에 새겨진 해의 뜻이다.

“씨발, 말 안 해도 꺼질 거라고.”

씨근거린 바쿠고가 내관들의 팔을 떨치며 스스로 복도를 벗어났다. 멀리에서 미도리야가 헛구역질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우는 소리, 비명소리, 견디시라는 내관장의 소리, 약을 삼키시라는 의관의 소리가 바쿠고의 뒷목을 어지럽게 붙들었다. 그래도 단 한 번도 뒤는 돌아보지 않았다. 소매 자락으로 제 코와 입을 틀어막은 채로 바쿠고는 성큼성큼 복도를 빠져 나왔다.

이랬을 거면 정말, 차라리…

아니, 아니다. 고개를 가로 저은 바쿠고가 잠시 하늘을 올려보았다. 하늘빛은 사흘 전과 다름없이 오늘도 좋았다. 대문간에 이르러서야 바쿠고는 입을 틀어막았던 손을 본래의 자리로 내려놓았다. 열 걸음이 넘게 멀어졌는데도 아직 단내가 짙었다. 바쿠고가 잠시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별궁의 대문을 걸어 나갔다. 픽 실소가 났다.

“여전히 냄새는 좋네, 등신새끼.”

그때도 어쩐지 눈가가 시큰했었다.







(계속)




쓸 때는 별 내용 없겠거니 했는데 이상하게 오래 걸려서 확인해보니 만삼천자네요 허허허... 어쩐지 힘들더라니^ㅇㅠ..... 무튼 바쁘게 살고 있던 중에 이 글 생각이 너무 간절해서 줄줄 울다가 이렇게 힘을 내봅니다ㅠ.ㅠ9 다음 편은 또 언제가 될지 흑흑.... 현생 왜 이렇게 빡세진 건지, 제발 현생따위 저를 놓아주었으면....
무튼 다음 편도 틈틈이 힘내겠습니당//// 읽어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덩 사랑합니덩..


+ 다들 알고 계실 듯 하지만 이 글은 캇뎈 각자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쓰고 있습니다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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