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다락, 둥굴레차! BBS

* 제 쓰리디 최애님의 솔로 뮤비를 보다가 느닷없이 자공자수 뽐뿌가 와서 그만(mm
* 하지만 노래 자체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 원작기반. 약수위주의
* 은찬x은찬합니다. 자공자수 찬찬 + 건찬 기반, + 그리고...





@ruka_tea





술을 마셨다. 처음이었다. 여태껏 대보름날 귀밝이술 한 잔 홀짝여본 적도, 명절 차례 후에 상 끝에 앉아 음복을 해본 적도 없었다. 그러니까 이게 내게는 첫 경험이었다는 뜻이다.
응접실에 모두 모여 드라마를 봤던 것은 30분 전의 일이다. 꽤 신선한 범죄 수사물을 표방했던 드라마는 최근 빤한 연애 노선을 타면서 다소 지루해졌다.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잠이나 자야겠다며 일어난 건 백건이었고, 현우가 뒤이어 응접실을 나섰다. 빈 귤 바구니를 치우던 청가람이 돼지 너는 안 자느냐고 묻던 말에 나는 씻고 갈 거란 대답을 흐지부지 흩어 놓았다. 오래지 않아 응접실은 텅 비었다. 바깥 불이 모두 꺼지고 순식간에 고요가 찾아왔을 때까지도 나는 응접실 한 중간에 오도카니 앉아 있었다. 씻는 대신 나는 찬장을 열었다. 할머니가 선반 가장 깊은 곳에 밀어두었던 청주를 꺼낼 때는 가슴이 조금 두근거렸었다. 뚜껑을 땄고, 잔도 없이 나는 싱크대에 선 채로 병을 기울였다. 태어나 처음이었다. 첫모금은 쓰고 뜨거웠다.
술은 상상만큼 어지럽지는 않았다. 별 거 아니었다. 용기가 나니 두 번째부터는 좀 더 쉬웠다. 두 번째 모금은 달고 뜨거웠다. 세 번째는 몽롱했고, 어쩐지 기분이 좋았다. 우울했던 텐션을 한 그릇 속에 넣어놓고 천천히 휘젓는 것 같았다. 자꾸 부슬부슬 웃음이 터졌다. 싱크대에 등을 대고 주르르 주저앉으면서 네 번째를 들이켰다. 뺨이 확 달아올랐다. 부엌 쪽만 어스름하게 켜둔 전등의 낡은 형광등처럼 세상은 끔벅이며 천천히 흔들거렸다. 이래서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구나. 흔들리는 허공을 멍하니 올려보며 나는 괜한 말을 우물거렸다. 다섯 번째는 좀 더 오래 입술을 붙여 보기로 했다. 병은 이제 절반이 훌쩍 비었다. 어쩐지 건배를 하고 싶어서 나는 이 다섯 번째 잔을 백건에게 바치자고 생각했다. 너의 그 무심하고 잔인한 세 치 혀를 위해서, 건배.
길고 오래 들이켰다. 술은 쭉쭉 들어갔고, 나는 결심했던대로 꽤 오랜 후에야 술병에서 입술을 떼어냈다. 온몸에 불길이 일어나는 것처럼 뜨거웠다. 그 열기가 나는 어쩐지 좋았다. 다 가짜 같아. 다 꿈처럼 멀고 흐렸다. 자꾸 웃음이 났고, 자꾸 눈가가 시큰거렸다. 어쩐지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았다. 기분이 좋아서 나는 내가 여섯 번째 잔 역시 백건에게 주었다. 여섯 번째를 들이키며 나는 백건에게 건배를 했다. 백건, 진짜…
개새끼. 나는 욕을 했다. 욕을 하니 웃겨서, 나는 마구 웃었다. 아, 맞다. 애들 잘 텐데. … 알게 뭐냐. 깨건 말건. 웃으며 나는 남은 술을 마저 쭈욱 털어 넣었다.
세상이 크게 울렁거렸다. 흩어지며 아른아른 춤을 추다 이내 한 형상처럼 합쳐졌다. 마치 커다란 덩어리처럼 일렁거리는 그 형상은 꼭 사람 같았다. 누구지. 다들 잘 텐데. 또 흐 웃음이 터졌다. 저게 뭔지는 모르겠다. 진짜 사람인가. 그럼 백건이면 좋겠다. 그러면 욕 좀 해줄 텐데. 말을 꼭 그딴 식으로 했어야 했냐고, 너 정말로 쓰레기라고. 지금이라면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 아니다. 나는 오늘 낮에도 용기가 넘쳤었지. 그럼 백건은 됐어. 대신 누가 내 앞에 거울이라도 가져다 줬으면 좋겠다. 나한테 욕 좀 해주게.
그래. 허공을 향해 나는 우물거렸다. 주은찬.

“왜 그랬어.”

주은찬, 왜 그랬어. 너 진짜, 왜 그랬어. 미친놈아. 머저리야. 등신아. 너 왜 좋아한다고, 백건한테 그딴 소리를 했어. 아닌 척 했었어야지. 말이 넘실넘실 혀 밑까지 차올랐어도 참았어야지. 이제까지 잘 참았잖아. 아닌 척 잘 지냈잖아. 친구인 체 하는 건 오랜 특기인데 그 잘하는 걸 왜 오늘은 못 했어. 아, 정말… 나는 내가 너무 미웠다. 눈가가 시큰거렸다. 세상이 흔들흔들 크게 일렁이며 춤을 췄다. 그 모습이 희한하게 붉었다. 붉은 피, 붉은 노을. 아니, 그보다는… 붉은 꽃. 그래, 꽃이었다. 바람결에 버틴다고 버텨보다 스스로 부러져 버린 꽃. 제 힘으로는 스스로 일어나지도 못하는 꽃. 등신 같은 꽃. 생각하자 나는 견딜 수 없이 서러워졌다.

“자라게 두지 말았어야지.”

키우지 못할 거면 자라게 하질 말아야지. 키워주지도 않을 꽃은 어차피 잡초다. 잡초는 뽑아야지, 이 얼굴만 잘난 자식아. 꺾인 꽃은 이제 저 홀로 바싹 마르다가 죽어버릴 텐데.
괴로웠다. 나는 가슴을 움켜잡았다. 밭은 기침이 터져 나왔다. 진짜, 너무, 힘들어. 죽을 것처럼 괴로웠다. 공기가 짓눌릴 것처럼 무거워서 나는 바닥에 바싹 웅크렸다. 발작처럼 바닥을 긁을 때 팔꿈치에 부닥친 빈 술병이 저만치로 무심히 굴러갔다. 어차피 비었다. 다 부었거든. 어차피 할 말도 없다. 다 말해버렸거든. 취하고 싶은데 취할 게 없다. 그전에는 친구라는 말에라도 취해 있을 수 있었는데.

“하하, 진짜… 이젠 술도 없어.”

취하고 싶어. 생각하며 나는 찬찬히 바닥을 짚으며 일어났다. 더 있나 찾아볼까. 어쩐지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짚는다고 짚었던 팔이 바닥을 헛디뎠고, 그 바람에 나는 일어서다 말고 크게 휘청거렸다. 넘어진다. 생각하며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차라리 이대로 머리나 깨져 버려라. 죽어버리게. 하지만 내 머리는 멀쩡했다. 넘어지지 않았다. 잡힌 덕이었다. 그보다는 잡아준 덕분이었다.
어. 얼빠진 소리를 하면서 나는 천천히 나를 잡은 사람을 쳐다봤다. 안녕. 붉은, 더불어 얇은 입매가 나를 향해 고요히 웃었다. 입매 밑에 매달린 색점이 별 같았다. 마른 손의 익숙한 기척에 나는 잠깐 멍해졌다. 어쩐지 나는 그 상황이 우스웠다. 흐 웃음이 터졌다. 우리는 아마 같은 모양으로 웃고 있었을 것이다.
나네. 내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나’야.”

‘내’가, 그러니까 ‘주은찬’이 천천히 나를 끌어안았다. 누군가와 포옹을 할 때 목에 팔만 두르고 가슴은 결코 맞대지 않는 것조차 나였다. “왜냐면 주은찬은 사실 스킨십을 싫어하니까.” 주은찬이 말했다. 응.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처럼 어쩐지 너도 뜨거웠다. 우리 사이에 다른 점이라고는 옷차림뿐이었다.
힘든 밤이지? 주은찬이 웃으며 허리에 감겨 있던 수련복의 끈을 풀었다. 어슴푸레한 전등 아래에서 마른 몸이 천천히 드러났다. 어때? 주은찬이 물었다. 나는 손을 뻗어 마른 뼈대 위를 스르르 더듬었다. 홀린 듯 나는 중얼거렸다. 내 몸이 이랬구나. 마냥 가늘지만은 않은 곧은 뼈대가 잔근육들 틈으로 제 선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그린 것 같았다.
예뻐.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내’가, ‘주은찬’이 웃었다. 그래, 예뻐. 멋지고 근사하지. 나는 사실 참 내 몸을 좋아해. 숨결이 바싹 가까워졌다. 주은찬이 내 입술을 짧게 물었다가 놓았다. 허리를 끌어안으면서 주은찬은 낮게 웃었다. 가엾게도. 마른 손가락들이 언뜻 내 눈가를 문질렀다 살며시 멀어졌다.

“오늘 많이 속상했구나. 그런데 울지도 못하고. 이렇게 울고 싶은 얼굴을 하고서, 속 시원히 울어보지도 못하고…”
“……”
“나는 너를 이렇게 사랑하는데.”

‘주은찬’이 내 뺨에 제 뺨을 슥 문질렀다. 허리를 슬며시 돌아간 마른 손가락들이 주머니에 꽂혀있던 핸드폰을 끄집어냈다. 얼핏 보인 액정에는 메시지가 서너 개쯤 도착해 있다는 알림이 떠올라 있었다. 누구지. 모르겠다. 너는, 주은찬은 잠깐 내 핸드폰을 내려다보다 이내 저만치로 툭 밀었다. 마르고 익숙한 손가락들이 티셔츠의 안쪽을 어둠인 듯 파고들었다. 가만히 티셔츠를 끌어 올리면서 주은찬이 내게 속삭였다.

“이제 잊어, 그런 새끼.”

순정 같은 거 지켜서 뭐해. 웃으며, 주은찬이 내 가슴 속을 느리게 쓸었다. 가슴팍에 걸린 손가락에 꾸욱 힘이 실릴 때 나는 참지 못하고 흡, 입술 끝을 짓씹었다. 힘을 다 풀지도 못한 입술에 주은찬이 제 호흡을 포개왔다. 나는 나와 입을 맞췄다. 내 입술은… 뜨거웠고, 달았다. 그 기척이 어쩐지 낯선 꿈같아서 나는 그만 짓씹었던 힘을 스르르 풀어버렸다. 혀가 얽혔다. 생생히 뜨거웠다. 불길에서 태어난 뱀처럼 너는 뜨겁게 내 혀를 깊게 빨았다. 목이 타는 듯 했다. 갈증이 나서, 나는 ‘내’ 수련복을 움켜 잡으며 ‘나’를 채근했다. 더, 더. 맞붙은 입술 틈에서 주은찬이 옅게 웃었다. 빠근할 정도로 턱을 당기며 너는 내 속을 은근하고 질척하게 헤집었다. 한참 후에야 입술이 멀어졌다. 붉게 부푼 입술을 훔치면서 주은찬이 웃었다. 마른 손끝이 내 바지의 버클을 열었다. 허리 좀 들어줄래? 주은찬이 속삭였다. 나는 허리를 들썩이며 ‘나’에게 매달렸다. 악몽처럼, 밤처럼.
좋았지? 나를 바닥에 눕히면서 나와 똑같은 입술이 물었다. 나와 똑같은 눈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주은찬이 내 바지 속을 부드럽게 주무르며 헤집었다. 다리 사이가 지끈 저려왔다. 괴로워. 눈썹을 모으며 나는 헐떡였다. 그래도 좋았다. 정말로, 진심을 다해.

“좋아했어.”

계속, 오랫동안. 주은찬이 내 부푼 입술을 빨며 물었다. 언제부터? 나는 대답했다. 모르겠어.

“그냥, 너무 오래고… 낡아서, 어쩌면 처음부터… 백건이 읏, 낯설어질 때부터, 내 친구가 옷을 갈아입을 때 등을 돌리던 순간부터…, 어색할 때부터, 백건을 좋아하던 여자애들이 너무, 아,… 엄청,… 미워질 때부터, 그냥, 너무,… 좋아, 아, 더… 좋아, 읏,”
“계속 좋아했잖아. 그렇지? 여기 와서도 그랬었잖아.”
“응, 그랬어. 와서도… 계속… 아아, 계속, 더… 더,…”
“친구 수련복에… 했어, 안 했어? 응? 은찬아. 너 그 나비 장식 참, 좋아했잖아. 그랬잖아. 대답해봐. 했었어? ”
“했, 했어… 했었어, 그 위에, 이렇게, 움켜쥐고, 참을 수가… 없, 아, 참을… 참을 수가, 못 참, 아읍,”

주은찬이 웃었다. 내 목소리가 내 귓가에 속삭였다. 못됐네. 나는 내 수련복에 손끝을 울컥 세웠다. 응, 못 됐어, 정말로 못 됐어. 주은찬이 내 허벅지를 구부러뜨리며 남은 천을 마저 끌어내렸다. 내 입술이 내 살결 위에 키스했다. 마른 손이 나를 더듬으며 드러난 갈빗대에 입술을 떨굴 때마다 나는 벼랑처럼 위태로워졌다. 악몽처럼 아득해졌다. 붉은 머리가 내 다리 틈에 파묻힐 때 나는 크게 허리를 꺾었다. 질끈 눌러 감은 눈을 비집고 젖은 물기가 툭 떨어졌다.
그래도. 헐떡이며, 혀끝을 짓뭉개며 나는 말했다. 내가, 주은찬이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은 채 눈을 들었다. 조각나고 쪼개진 마음의 한 귀퉁이가 툭 입술 틈을 비집었다. 정말로 좋아했어.

“그래서, 말했는데…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그래도 백건이라면 이해해줄 줄 알았는데…”

돌이켜 봐도 나는 그때 잠시 미쳐 있었다. 학교가 끝난 후였고, 백건은 오랜만에 집에 가자면서 나를 찾아왔다. 우리는 한동안 따로 다녔었다. 아침잠이 많은 백건이 항상 나보다 30분씩 먼저 학교를 가버렸던 탓이 컸었다. 일주일쯤 엇갈린 후에야 나는 요즘은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일찍 일어나느냐고, 오후에는 또 왜 그렇게 바삐 도망가느냐고 물었다. 수련이 그렇게 좋아? 농담처럼 그렇게 말했을 때 백건은 이유의 화살을 나에게 돌렸다. 주은찬한테 아무래도 여친이 생길 것 같아서. 눈치 없이 방해하기 싫다던 백건은 유나비가 이민을 간 후에도 일찍 일어나 나보다 30분 먼저 나서는 생활을 반복했었다. 백건이 집에 가자고 나를 찾아온 건 한달만이었고, 그러니까, 오늘이었다. 집에 가자. 무심히 그렇게 던져놓고 백건은 금세 등을 돌렸다. 약속 있음 말고. 그걸 내가 붙잡은 게 잘못이었다. 돌아서던 백건을 나는 급하게 붙잡았다. 모든 게 급했다. 그래서 지난 수년 간 잘 숨기고 있던 마음에 빗장을 다시 조여야 하는 걸 나는 잊어 버렸다. 헐거워진 빗장 틈으로 내가 잡지 못한 말이 튀어나간 건 그때였다. 백건. 좋아해.
너를, 연애 감정으로, 좋아해.
노란 눈이 둥그렇게 열렸다. 한동안 말이 없던 백건은 끝끝내 그 말엔 대답하지 않았다. 울컥 눈살을 구기면서 백건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너랑 나랑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아닌 게 어디에 있어, 개새끼야.”

나에게 나는 매달렸다. 터진 보처럼 나는 줄줄 울었다. 눈물을, 감정을, 마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너랑, 나랑, 그딴 게 어디에 있어. 그래야 할 건 또 어디에 있고, 그러지 말아야 할 건 또 어디에 있는데. 그 말을 나는 백건에게 단 한 마디도 하지 못 했다. 나와 똑같은 붉은 머리가 나를 끌어안았다. 나와 똑같은 목소리가 다정하게 속삭였다. 그래. 마른 손가락이 내 머리칼을 잠잠히 쓸었다. 울어, 속이 풀릴 때까지 펑펑 울어. 나는 나의 품에서, 나에게 안겨서 엉엉 울었다. 욕을 하면서 발작처럼 울다 나는 나의 뺨을 움켜잡으며 입을 맞췄다. 나는 생생하게 뜨거웠다. 이것 봐. 나에게, 주은찬에게 혀를 얽어 키스하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게 나야. 네가 뭐라 해도 이게 나야. 내가, 주은찬이 벌어진 내 입술 틈에 마른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내 손가락을 나는 달게 빨았다. 남아있던 마른 손이, 익숙한 내 손이 내 몸을 쓸며 허리 아래로 미끄러졌다. 경계 없이 벌어진 내 무릎을 ‘나’는 밀었고, 나는 ‘나’의 복잡한 도복 끈을 한 번에 풀어냈다. ‘나’는 내 귀에 키스하며 바람처럼 속삭였다. 사랑해. 나는 나를 끌어안으면서 말했다. 나는 너를… 원해. 네가 옅게 웃었다. 그래야지.
어? 멍한 의식 너머로 나는 잠시 눈을 구겼다. 이 목소리는… 조금 전과 달랐다. 하지만 아는 목소리였다. 그러니까 이건… 기다란 손가락들이 내 다리의 틈 위를 미끄러졌다. 나는 턱을 잘게 떨며 헐떡였다. 아냐. 그러니까 이 목소리는, 이 손은… 목덜미 곁에서 낮은 웃음이 서늘하게 터졌다. 어쩌면 참 이렇게 틈이 많은지.
공자라는 존재는.




문이 열린 것은 그때였다.

“주은찬, 아까 낮에 한 말 말인데 나는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

노란 눈길보다 앞서 들어왔던 목소리가 어물어물 흐려졌다. 아직도 ‘나’의 밑에서 누운 채로 나는 턱 끝만 들어 문 쪽을 돌아봤다. 백건이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아니, 문 앞에 서 있었다. 백건이다. 나는 누운 채로 프 웃었다. 이 꿈은 나쁘지 않았다. 자꾸만 웃음이 터지는 나와 달리 백건은 말이 없었다. 우뚝 굳어 있었다. 나, 아니. 그보다는 내 위에 있던 ‘나’를 보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노란 눈이 휘둥그렇게 열렸다. 귀신이라도 보는 듯한 얼굴이었다. 어디가 진짜 주은찬이야.”

왜 둘이냔 말은 아니었다. 설마. 말을 삼키며 백건은 일순 눈을 좁혔다. 그 채로 백건은 잠시 숨을 크게 들이켰다. 마치 허공 중에 떠도는 냄새라도 맡고 있는 듯 했다. 되새김질을 하듯 천천히 들이마시며 공기를 되씹어 보다 백건은 다시 눈을 똑바로 떴다. 허. 빚은 듯 놓여 있던 입매가 헛웃었다.

“어디서, 씨발, 물 냄새가 나는데.”

노란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술처럼 백건의 그런 얼굴도 나는 처음이었다. 모르는 사람 같았다. 낯선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며 백건은 차갑게 입술 끝을 송곳니로 질끈 씹었다. 하, 헛웃음이 터졌다. 노란 눈이 서늘하게 타올랐다.
주술은 쓸 줄 모른다더니, 개새끼가.

“죽고 싶냐.”

그때 내 위에서 내가, ‘주은찬’이, 검은 눈이 고요히 웃었다. 어둠처럼. (*)













이틀 연속 건찬을 쓰다니 세상에........ 이게 얼마만... 이 영광을 저의 영원한 뮤즈 되시는 이태민군에게 돌려봅니다. 하지만 듣는 내내 더블 은찬이 자공자수가 생각나서 견딜 수가 없었던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다 써보니 평범한 건찬현이 되어버렸네요, 제목인 셋의 의미는 아마도 이런 의미... ㅋㅋㅋㅋㅋ 무튼!
밍나... Press your number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막간홍보) 자공자수의 새 지평을 열어주는 이 옳은 컨셉... 이 옳은 무비... 이 옳은 아이돌..




?
  • ㅇㅇㅇㅇ 2016.11.19 01:40
    헐... '주은찬'이 누구져????? 와... 와ㅠㅠㅠㅠㅠ
  • ㅜㅜㅜㅜ 2017.06.10 17:25
    대박이여요ㅠㅠㅠㅠ넘꿀잼이여요ㅠㅠㅠㅠ루카님과 같은 컾링을 판다는게 넘나 영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둥굴레차! BBS

네이버 웹툰 둥굴레차! 관련 2차창작 글이 등록되는 공간입니다. 이용 전 공지글 정독 부탁드립니다XD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공지 □ 썰說 백건은찬 연대기 (~67화) 2015.07.31
공지 □ 공지 ■■ 둥차! 전용 BBS입니다 (이용방법) 2014.06.04
191 ■ 완결 큰 이리 《달狚》 2 2017.10.09
190 ■ 완결 청춘언더그라운드 / Side.B (FULL) 4 2017.03.30
189 ■ 단편 9th 2 2016.10.09
188 ■ 연재 고전으로 백건은찬 #외전 2 2016.06.15
187 ■ 단편 매너 있는 우정에 대하여 2 2016.03.04
186 ■ 단편 BARAKA 2016.03.02
» ■ 단편 2 2016.02.23
184 ■ 단편 롤플레잉 2016.02.22
183 ■ 단편 Grade 8 1 2016.02.02
182 ■ 단편 처음이라서 1 2016.02.01
181 ■ 연재 이린도호기以燐屠虎記 ~ 01 1 2016.01.30
180 ■ 연재 이린도호기以燐屠虎記 ~티져, 설정 2016.01.25
179 ■ 단편 화서華胥 2016.01.18
178 ■ 단편 건찬이_소꿉친구_작살내는_이야기.short 2 2016.01.13
177 ■ 연재 A Clean Case # 05 2016.01.1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3 Next
/ 13